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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 투혼에 홍보대사 자처한 회장님…5대 그룹,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기사등록 : 2023-11-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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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목발투혼에 부산 홍보대사 자처한 신동빈까지
이건희 평창올림픽 유치 노하우 이어받은 삼성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오는 11월 28일 파리 국제박람회(BIE) 총회에서 엑스포 유치국 최종 투표를 앞둔 가운데, 5대그룹에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각양각색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민간 외교를 펼치는 한편, 옥외광고 등의 방식으로 마케팅 지원사격을 이어가는 곳도 있다.

◆총수 전면에 나서는 SK 최태원·롯데 신동빈

3일 업계에 따르면 5대그룹 중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룹 총수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엑스포유치 민간위원장 자격으로 활발한 민간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면서 '부산엑스포 선전로고'가 붙은 목발을 소개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의 부산엑스포 유치 노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은 지난 6월 있었던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4차 경쟁 프리젠테이션(PT)가 열린 자리에 목발을 짚고 현장을 찾은 모습이었다.

최 회장은 당시 총회 리셉션에서 500명의 관계자 앞에서 'Break a leg(다리를 부러뜨려라)!'를 외쳤다.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이 끝난 후 손뼉 대신 발이 부러지도록 쿵쿵거리며 열광한데서 유례 했다는 이 관용어는 '행운을 빈다'는 의미로 통하고 있다. 최 회장은 "제가 파리에 오기 전 실제로 다리가 부러진 것이 세계엑스포 유치 준비를 하는 부산에게 행운을 의미한다고 믿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현장에선 환호가 이어졌다.

최 회장은 이외에도 지난 10월부터 11월 말까지 두 달 동안 해외에 머무르며 엑스포 부산 유치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돕기 위해 SK그룹은 지난해 6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부회장급 최고 경영진들로 구성된 WE(World Expo) TF를 신설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역시 신동빈 회장이 전면에 나서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은 롯데그룹의 연고지인 한편 신동빈 회장이 부산을 서울 잠실에 이어 '부산 롯데타운'을 중심으로 부산의 제2 거점으로 키우는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부산엑스포 유치는 롯데그룹의 사업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롯데는 지난 7월 시그니엘 부산에서 '2022 하반기 VCM'을 진행했다. 롯데는 시그니엘 부산에 설치된 벨리곰 앞에서 부산시와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했다. 사진은 박형준 부산시장(왼쪽에서 5번째)과 신동빈 회장. [사진=롯데]

이에 롯데그룹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사 차원에서 롯데그룹 유치지원 TFT를 조직해 역량을 결집하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이어왔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민간외교단체인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 회장으로 외교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부산에서 있었던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 설립 15주년 기념 행사에선 신동빈 회장이 30개국 주한대사들을 대동하고 엑스포 개최 후보지인 부산항 북항을 함께 방문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유치 노하우 활용하는 삼성

삼성의 경우 고(故)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노하우를 이어받아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1996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역임한 이건희 선대회장은 2009년 초부터 평창올림픽 유치에 나서 1년 반 동안 170여 일 해외출장을 다니며 IOC 위원들을 만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지를 당부했고, 결국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삼성은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있어 삼성 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경험이 있는 인력들을 투입했다. 이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전략 수립 및 실행 등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외벽에 마련된 갤럭시 옥외 광고에 '2030 부산 엑스포' 로고를 포함하고 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은 BIE 회원국 관계자들을 접견하며 유치 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도 해외 출장 시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한편 각국 최고위층을 잇달아 접견하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이외에도 삼성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부산엑스포 마케팅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3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를 비롯해 2023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ISE(Integrated System Europe)를 비롯한 글로벌 전시회, 2023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2022년 7월 피지에서 열린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 등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자리에서 삼성은 부산엑스포 응원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선보이며 부산엑스포 인지도를 높였다.

◆옥외광고·마케팅 집중하는 현대차·LG

현대차와 LG 등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옥외광고 등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막판 유치전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BIE 본부가 위치한 프랑스 파리에서 엑스포 후보지 부산을 알리는 대규모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이달 말까진 파리 시내 주요 지역과 쇼핑몰 등에 위치한 270여개의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K-컬처 아티스트와 협업한 디지털 옥외 영상광고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등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LG가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선보인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광고. [사진=LG]

LG는 BIE 회원국 대사들이 주로 거주하는 영국 런던 등 유럽 주요도시에 부산의 매력을 알리는 브랜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며 막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런던에선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의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 등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메시지를 붙인 2층 버스인 '엑스포 버스' 210대를 운영하고 있다.

또 프랑스 파리에선 파리 샤를드골 공항 내에 6개의 대형 광고를, 프랑스의 대표 유통채널인 프낙의 파리거점 매장 4곳에 옥외 광고를 선보였다.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 인근의 쇼핑 메카 등에서도 '2030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옥외광고를 시작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내부에선 유치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왔고, 투표 전까지 이어나갈 계획이지만 누굴 만났다는 홍보를 하면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 쪽으로 정보가 흘러가 누굴 만났는지를 홍보하기 보단 광고 등 마케팅 차원의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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