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겨냥해 종노릇, 갑질 등 작심 비판을 하면서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와 은행들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에 대한 1000억원 상당의 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다른 시중은행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잇따라 은행권을 향해 강한 표현으로 저격하면서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소상공인은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한다"고 언급하며 은행권을 직격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우리나라 은행은 갑질을 많이 한다", "너무 강한 기득권층",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 등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11.01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의 작심 비판에 금융당국도 목소리를 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은행 등 금융사의 수신경쟁 심화로 인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되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금융사의 경영진 면담까지 진행하겠다고 공표했다.
은행들은 상생금융, 서민 지원 상품 확대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이 작심 비판을 쏟아낸지 이틀 만에 하나은행은 선제적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1000억원 상당의 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 지원안에는 ▲이자 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 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지원 등이 담겼다. 6개월 치 이자를 전부 돌려주거나, 에너지 생활비·통신비 명목으로 현금을 입금해주는 등 그간 발표했던 상생 금융 방식보다 더 직접적인 지원책이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우선 서민금융상품 이용자와 고금리 취약 차주 중에서 15만명을 선정해 약 300억원의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1인당 최대 20만원을 현금으로 받는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서민금융 지원 등 상생 지원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자발적인 사회 환원와 별개로 초과 이익 환수 등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당국은 은행 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으로 '횡재세' 부과와 서민 금융 지원에 은행 자금을 출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서민들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예대마진 축소와 취약차주 보호를 강조하면서 "특히 은행 산업 과점의 폐해가 큰 만큼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금융당국에 지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등의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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