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두고 금융권 전직 최고경영자(CEO) 5명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의 '2파전' 양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오는 16일 3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1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차기 회장으로 조용병 전 회장과 조준희 전 행장의 2파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
앞서 회추위는 지난 10일 조용병 전 회장과 조준희 전 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6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이 가운데 윤 회장은 고사 의사를 밝혔다.
5명의 후보 가운데 3인은 최근까지 현직에서 활동한 인물들이다. 조용병 전 회장은 올해 3월, 손병환 전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 현직에서 활동했다. 박진회 전 행장도 2020년 10월까지 은행장을 역임했다.
다만 손 전 회장은 김태영 전 은행연합회장과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 모두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한 농협출신이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 전 행장은 외국계은행장 출신이란 점이 이번 회장 인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계은행의 특성상 금융당국과의 조율 속에서 국내 은행업계를 대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은행장들과의 소통과 가교역할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에 그간 은행연합회장은 정부와의 소통능력이나 영향력 등이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왔다.
후보군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인 임영록 전 회장은 2014년 KB금융에서 또 다른 낙하산 인사인 이건호 당시 KB국민은행장과 주전산기시스템 교체 사업을 놓고 '집안싸움'을 일으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고 불명예 퇴진당한 인물이다. 업계를 떠난 지 10년이라는 공백과 함께 '불명예 퇴진' 역시 이번 인선에서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조용병 전 회장의 경우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했지만 이복현 금감원장이 "용퇴가 존경스럽다"로 할 정도로 '아름다운 퇴장'이란 평가를 받았다. 조준희 전 행장은 기업은행장과 YTN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대선캠프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맡아 친정부 성격이 짙은 인물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3년 여 남은 상황에서 은행연합회장은 윤석열 캠프 금융권 출신 인사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입김이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은행연합회장의 연봉은 8억원에 육박하고 임기는 3년이다. 회추위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4대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이 참석한다. 선정된 최종 후보는 23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사원총회 의결을 거쳐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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