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최후 통첩을 전했다. 일주일 간의 말미를 주고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 권고에 대한 응답이 없을 경우 당 최고위원회에 정식으로 건의하겠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혁신위가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당 내 분위기도 한동안 술렁일 전망이다. 최근 당 내에서는 김기현 대표 체제 유지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03 pangbin@newspim.com |
혁신위는 23일 중진·지도부·대통령 측근에 대한 험지 출마 권고안을 다음 주 정식 의결해 최고위로 송부하자고 결론지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일단 한 주의 시간을 더 드렸다"며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드렸다고 보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당 지도부를 향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혁신위원들이 지금까지 온 반응에 대해서는 굉장히 냉담하다. 아주 좋지 않게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일을 한 만큼 돌아오는 표현에 성의가 없었다는 뜻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격앙됐다', '절박한 심정이었다'고 전날 혁신위 분위기를 표현한 인 위원장은 "당에서 어떤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혁신위원들도 다음주 목요일 회의에서 강한 메시지를 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인 위원장의 강경 발언은 최근 혁신위가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혁신위는 출범한 지 한달이 지난 시점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활동 동력을 잃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혁신위의 험지출마 제안에 대다수 의원들은 침묵을 지켰고 영남 중진 주호영 의원과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전날까지 혁신위가 꺼내든 5개의 혁신안 중 채택된 것은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철회' 1건 뿐이다.
혁신위 내부에서는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험지출마에 대한 침묵이 길어지자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일부 혁신위원들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조기해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여권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 유지와 비대위설 등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혁신위의 승부수가 당 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 내에서는 용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최근 인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진들이 혁신위를 받지 않고 시간을 끈다면 논개처럼 다 끌어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성일종 의원은 "혁신위가 활동을 잘 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가야 한다. 그래야 선거에 이길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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