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3년째 적자를 지속하던 남양유업에 실적 회복 청신호가 켜졌다. 전반적인 비용을 축소하고 유통사 PB상품을 확대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효과다.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효율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리점 갑질 이미지와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 등 악재를 벗고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80억238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7553억5498만원으로 7553억5498만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4.52% 증가했다. 3분기만 떼어보면 영업손실 감소 폭은 더 두드러진다. 3분기 영업손실은 56억403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그간 적자 폭을 키워오던 남양유업이 올해 들어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0년 767억원었던 영업손실은 2021년 779억원, 2022년 868억원으로 매년 손실 폭이 늘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서울 시내 대형마트서 시민들이 유제품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2023.10.06 leemario@newspim.com |
이번 실적 개선은 우유류와 기타부분의 매출 증가가 이끌었다. 분유사업의 경우 전년 대비 뒷걸음질 쳤음에도 전체 실적에선 선방한 것이다. 하락세를 걷고 있는 분유사업과 달리 기타부문 비중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기타부문에는 커피, 생수, 단백질 음료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대형마트 PB상품 등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도 급격히 늘었다, 남양유업이 올 3분기까지 신규 출시한 제품 가운데 PB상품은 총 9종이다. 이는 지난해 4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유제품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단백질음료 등 기타 부문 활성화와 PB상품 제작, 각종 비용 절감 등 효율화에 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 이미지 탈피 및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 등 악재 해소에도 주목된다. 남양유업은 내달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대리점 동행 기업 선정을 앞두고 있다. 대리점 동행 기업은 대리점과의 상생문화 확산에 기여한 기업에 시상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논란으로 불매운동을 겪는 등 이미지 타격을 받은 남양유업으로서는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또한 홍원식 회장 등 오너일가와 한앤컴퍼니(한앤코) 간의 주식매각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임박한 상태다. 대법원 민사2부는 지난 8월 17일 이번 소송과 관련해 '쟁점에 관한 재판부 논의중'이라고 공지했다. 사건의 심리가 주심 대법관 검토를 거쳐 재판부 검토 단계로 이행됐다는 의미로 재판부 합의 과정에서 결론에 이의가 없을 경우 빠르게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권을 다투는 이슈인만큼 법원이 연내 판결을 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와 정부의 물가 감시 강화 등으로 내년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태다. 또한 지난 10월 우유 원유가 인상분에 대한 흰 우유 가격 전가를 최소한으로 책정, 지난해 대비 인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마케팅, 인건비 등 비용을 줄여 효율성을 높였고 테이크핏, 초코에몽 등 판매도 늘고 있다"며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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