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내 경기 회복이 더디고 미국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낮아지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p) 내린 2.1%로 조정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30일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 2·4·5·7·8·10월에 이어 이달까지 기준금리를 7회 연속으로 동결했다.
3% 후반대인 국내 물가 상승률에도 최근 국제 유가가 다소 안정돼 물가 상방 압력이 완화하자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으나 소비자 물가 심리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은 11월 3.4%로 지난 10월과 같았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고점 대비 약 19% 하락한 국제유가 수준을 감안하면 10월 금통위에서 표명했던 물가 재상승 우려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11.30 ace@newspim.com |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점도 한국은행 통화 긴축 기조 유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이날 오전 기준 12월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9.4%에 달했다. 내년 1월 금리 동결 가능성도 89.8%을 기록 중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는 종료된 것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며 "한국은행이 주시하는 연준조차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추가 인상에 대한 의지를 약화했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 의지를 강하게 주장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 회복이 더디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 위험 등도 기준금리 동결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이 이날 오전 발표한 지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소비·투자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월 대비 전산업 생산은 1.6%, 소매판매는 0.8%, 투자는 3.3% 각각 감소했다.
가계부채가 불어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시 취약차주 부담이 증가하는 등 금융불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른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 10월 6조3000억원 늘며 7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0.1%p 내렸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 1.4%는 유지했다.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에서 2.6%로 0.2%p 올렸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에서 3.6%로 0.1%p 높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배경 등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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