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법률 광고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30일 "징계 처분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며 공정위의 제재를 취소해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변호사의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방해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서울고법 행정3부(함상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대한변협과 서울변회 측 대리인은 "이 사건은 단순히 공정위의 하나의 처분이 위법해 문제가 되는 사건이 아니라 법률시장에 변호사 광고 플랫폼 침투를 허용할 것인지 하는 중요한 쟁점을 가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변협은 로톡 및 국내 법률 플랫폼들에 대한 탈법행위 자정을 위해 변호사 업무광고 규정 등을 개정했고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는 인정을 받았다"며 "헌재가 합헌으로 인정한 규정을 위반한 변호사들에 대해 징계조치를 취한 원고들의 행위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 처분은 공정위가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자유로운 경쟁을 추구하는 시장과 달리 법률 시장의 특수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처분"이라며 "원고들의 행위의 전체적인 취지를 고려해보면 이는 공정한 수임질서를 확립함으로써 법률시장의 공정한 경쟁에 기여하는 행위이지, 공정위가 판단한 것처럼 변호사들의 사업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부과 처분에 대해서도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 처분이 설령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과징금의 최상한을 부과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한 남용에 해당한다"며 이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온라인 법률플랫폼 로톡의 광고가 설치되어 있다. 2021.08.24 kilroy023@newspim.com |
이에 대해 공정위 측 대리인은 "리컬테크 분야의 서비스가 변호사법을 위반할 여지가 있다면 법무부나 검찰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이 맞다"면서 "그렇지만 해당 서비스가 정말로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인지 아닌지는 디테일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원고 측은 변호사들의 로톡 유료서비스 이용을 문제삼고 있는데 정작 로톡 이용 변호사들 중 10%만이 유료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머지 90%는 무료서비스를 이용했다. 또한 정액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유료서비스의 경우, 이것이 정말 수임에 관한 알선 대가인지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원고들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위반이 아님에도 무조건 로톡을 탈퇴하도록 강요하고, 탈퇴하지 않으면 조사하겠다고 한 원고들의 행위는 변호사의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방해한 것"이라며 공정위의 제재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2월 1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대한변협 등은 로톡의 서비스가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변호사 알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하는 내용으로 변호사 업무광고 규정 등을 개정하면서 변호사 123명을 징계 조치했다.
그러자 공정위는 대한변협과 서울변회가 변호사들의 자유로운 사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대한변협과 서울변회는 지난 5월 이 사건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효력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5월 집행정지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했다.
한편 대한변협으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은 변호사들은 법무부에 징계 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해달라며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 9월 변호사 징계 처분을 취소하면서 사실상 변협의 징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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