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금융시장에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연준과 시장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거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될 경우 주가의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태영건설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대주주 양도세 이슈 등이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도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연말 장 종료 5일 전부터 다음해 2일까지를 가리킨다.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하면서 시장은 환호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고 S&P500 과 나스닥 지수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논의가 가능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며 "이는 다음 회의인 1월 30~31일 FOMC에서 금리 인하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그것은 곧 2024년 3월 혹은 5월 FOMC에서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해 준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2.06.21 yooksa@newspim.com |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재료로 평가된다. 변 연구원은 "연준의 확실한 태세 전환은 달러 약세를 야기하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그 동안 금리인상 피해주로 분류됐던 낙폭 과대 성장주들이 정책 전환 기대감을 반영하며 유리한 투자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2024년에 단행될 미 연준의 금리인하는 유동성 공급 기대감을 높이고 위험 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주식으로의 수급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이 돌아오며 미국 증시에서는 바이오, 반도체, 가상화폐 뿐만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 은행 섹터가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초과)했다"며 "국내 증시는 경기민감주까지도 매수세가 유입될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 과열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인하 시점 등에 대한 연준과 시장의 간극이 큰 상황으로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진다면 실망감에 따른 주가 되돌림 현상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나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일부 선반영 됐다"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고점대비 크게 하락했고 기술주 주가도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실적 개선 등의 추가적인 호재없이 주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또한 "시장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을 3월로 예상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은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 발표했다"며 "결국 양호한 경제 지표가 발표돼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지거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될 경우 주가의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 연구원도 "비둘기적 FOMC로 인해 증시의 단기적인 추가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단기 과열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며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는 점차 확대되는 부동산 PF 리스크, 주식 양도세 회피 매물 출회 등이 증시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을 현행 종목당 10억원이다. 정부에서 이를 30억원으로 상향을 검토중이란 이야기가 나왔지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일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 '무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말이면 '큰 손 개미'들이 양도세를 피하기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와 2021년 12월 개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각각 2조2429억원, 8조5398억원이었다. 대주주 확정일 전날에는 각각 1조5000억원, 3조903억원이 몰렸다.
한 연구원은 "양도세 관련 대주주 요건 완화가 올해 안에 통과되기 힘들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연말 대주주 요건 회피성 매물 출회는 불가피 하게 됐다"며 "연초 대비 누적 수익률 200% 이상 종목들은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금양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코스닥 종목들"이라고 언급했다.
증권사들은 연말 단기 투자 전략도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승국면은 유효하지만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코스피 2300선 초반에서 주식 비중을 확대한 투자자들은 비중 유지 전략이 유효하지만 단기 매매측면에서 일부 차익실현 이후 2500선 이하에서 또 한번의 매수기회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 연구원은 "연말 수급 이슈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박스권 하단에서 매수하는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며 "내년 1월 수급 이슈가 해소된 이후 개인투자자의 인공지능(AI) 산업 투자 비중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반도체·인터넷·IT솔루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로 2450~2580포인트를 제시했다. 국내 증시에서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 인터넷, IT솔루션, 엔터, 제약·바이오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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