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아들의 온라인 퀴즈를 대신 풀어준 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부장판사)는 18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에 대한 항소심 6차 공판에서 정 전 교수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했다.
정 전 교수는 1심 당시 묵비권을 행사했으나 2심에서는 피고인신문을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교수는 "구치소에서 기록을 보면서 그동안 제가 전달하지 못한 세부내용이 많은 것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이번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그래도 정직하고 진실하게 이야기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정 전 교수는 아들이 다니던 조지워싱턴대의 온라인 퀴즈를 대신 풀어준 혐의(업무방해)와 관련해 진술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속행 공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18 leemario@newspim.com |
정 전 교수는 아들 조원을 출산하고 제대로 돌보지 못했으며 그가 학창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돼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간 뒤에는 그의 스케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몇시에 일어나 수업을 갔는지 챙겼고, 5~6시간 연락이 안되면 캠퍼스에 전화해 기숙사 문을 열어 확인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들이 시험을 보는 날에는 잠을 자지 않고 아들을 깨워 꼭 시험을 보게 했고, 숙제도 전부 챙겨서 최종 제출까지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정 전 교수는 '조 전 장관도 아들의 공부를 도와준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유학시절에는 거의 없었다. (조 전 장관은) 스스로 공부해야 나중에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있는 사람이라 도움을 이끌어내는건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조 전 장관이 아들의 온라인 퀴즈를 도와준 경위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전 교수는 "제 기억으로는 퀴즈가 10분, 20분 짧게 보는 거였어서 제가 '다른 애들은 다 그렇게 하는데 원이(아들)만 못해서 힘들다고 하니 당신도 좀 도와달라. 당신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그것도 못하냐'고 화를 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이 '아들을 도와 온라인 퀴즈를 푸는 행위가 부정행위라는 인식이 없었느냐'고 묻자 정 전 교수는 "그런 인식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겠구나 싶다. 가장 많이 꽃혔던 것이 다른 애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 것이었다"며 "저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교수 의도를 파악하고 협업이 가능한지 확인해본 뒤 가능하다고 해도 스스로 공부를 하게 하고, 만약 나쁜 성적을 받으면 감당하도록 가르쳐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 전 교수는 "구치소에서 기록을 읽으면서 펑펑 울었다. 일거수일투족 아들의 스케줄을 챙기는 마녀같은 엄마였다. 아들에게 많은 죄를 지었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딸의 입시비리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아들 입시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정 전 교수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허리디스크 파열 및 하지마비 수술 등 건강문제를 호소하며 여러 차례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던 정 전 교수는 지난 9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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