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무마해 준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검찰·경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들이 22일 구속 기로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임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께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법무부 장관 정도 돼야 한다고 말한 게 사실인가', '어떤 점을 소명했냐', '혐의를 인정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백현동 수사무마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왼쪽)과 총경 출신 곽정기 변호사가 2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영장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2023.12.22 leemario@newspim.com |
경찰 총경 출신 곽정기 변호사도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곽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20분께 법원에 들어오면서 취재진이 '청탁 명목으로 5000만원 받은 것을 인정하시냐'고 묻자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어 '혐의를 다 부인하느냐', '수임료와 정당한 변론에 따른 대가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공정하게 결정을 내려준다면 오해를 충분히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임 변호사는 지난 6월 백현동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개인 계좌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곽 변호사는 지난해 6~7월 정씨로부터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 경찰 수사와 관련해 수임료 7억원 외에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으로 현금 5000만원을 별도로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해당 사건을 소개해 준 박모 씨에게 소개료 명목으로 400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용식 부장검사)는 백현동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씨가 이모 전 KH부동산디벨롭먼트 회장에게 13억3000여만원의 금품을 보낸 정황을 포착하고 이번 사건 수사에 나섰다.
이씨는 정씨가 백현동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내가 잘 아는 정치권과 검·경 출신 전관에게 힘을 써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정씨에게 곽 변호사와 임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곽 변호사와 임 변호사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후 지난 13일과 14일 이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한 뒤 1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 변호사는 변호인선임신고서와 현금영수증을 공개하고 "통상적인 변론을 넘어서는 어떠한 활동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곽 변호사도 정씨로부터 받은 수임료는 모두 신고했고 세금도 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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