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재벌 3세를 사칭하며 피해자들로부터 36억원이 넘는 규모의 사기를 친 전청조(27) 씨가 첫 공판 기일에서 검찰 측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와 그 공범 이모(26) 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송파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전청조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재혼 상대였다. 2023.11.03 leemario@newspim.com |
전씨 측 변호인은 해당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도 모두 인정했다.
전씨는 이씨와 함께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유명 기업 파라다이스 재벌가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피해자 22명에게 접근해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등 명목으로 27억2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전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5명으로부터 총 3억5800만원을 편취한 혐의 역시 받고 있다.
전씨는 지난 6월쯤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42) 씨와 교제 중 주변인이 전씨가 남자임을 의심하자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는 주민등록증에 자신의 사진을 부착시켜 위조했으며, 또한 파라다이스 대표이사 명의의 용역계약서 등을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제시하는 등 치밀한 범행 수법을 보였다.
경찰은 현재까지 전씨로 인해 사기 피해를 본 피해자는 32명이며 피해액은 36억9000만원 상당으로 보고있다.
전씨는 또한 혼전 임신 사기를 친 혐의도 받는다. 전씨는 지난해 10월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남성에게 임신했으니 위약금을 내놓으라며 7300여만원을 갈취하기도 했다.
반면 이씨 측 변호인은 "(공소장에) 오류가 있다"며 전씨와의 공모관계에 대해 부정했다. 이씨는 전씨의 경호원 행세를 하며 전씨가 거주한 송파구 고급 레지던스와 슈퍼카를 자기 명의로 단기 임차하고 사기 피해금 중 21억원 이상을 자신의 명의 계좌로 송금받아 관리하며 그중 2억원 상당을 취득하는 범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전씨의 범행이 드러나며 공범 의혹을 받았던 남씨는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남씨와 전씨의 대질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일과 8일 남씨를 따로 불러 추가조사를 진행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재판을 마친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전씨는 피해자들에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든 간에 피해 회복을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언론에 알려진 것과 같이 가진 재산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범죄 수익은 다 남현희 씨와 그 가족들에게 흘러 들어갔다"며 "수사 단계에서 협조한 것은 남씨에게 귀속된 범죄 수익이 다시 피해자분들에게 환원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 때문"이라면서 차후 공판에서 해당 부분을 밝힐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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