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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진통 끝에 워크아웃 개시...PF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

기사등록 : 2024-01-1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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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내 자산부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마련
PF 사업장 전국 121개...미착공 및 자체사업 일부 정리
자구안 미이행 및 추가 부실 적발시 법정관리 전환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태영건설이 우여곡절 끝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들어가면서 후속 작업인 태영그룹의 자구안 이행과 고강도 체질개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 3개월 간 태영그룹이 제시했던 자구안이 실행되고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태영건설 유동성에 발목을 잡았던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일부 공매 또는 매각될 전망이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계획 수립 과정에서 태영측이 자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과도한 부실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되고 법정관리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 자산부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논의...PF사업장 공매 및 매각 추진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개시함에 따라 기업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일단 채권단은 기업개선계획 수립을 위한 실사를 진행한다. 오는 4월 11일까지 3개월 동안 태영건설에 대한 금융사들의 채권 행사가 유예된다. 대출금 상환이 연기되는 것으로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다만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인건비, 공사비용은 태영건설이 자체적으로 조달해 지급해야 한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모습. [사진=정일구 기자]

특히 PF 사업의 정리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의 수주 사업장의 진행 적정성을 분석에 들어간다. 미착공 PF 현장 중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태영측이 이끌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공매 또는 매각을 통해 처분한다. 물론 주택경기 악화에 건설사들이 PF 사업을 줄이는 점을 감안할 때 거래 성사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부 PF 사업장을 매수할 가능성도 있다.

태영건설은 기업 규모에 비해 과도한 PF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사업장은 150개다. 고속도로와 전철, 산업단지 조성 등 토목환경사업이 76곳, 아파트와 오피스 등 건축사업이 74곳이다.

이 중 태영건설이 대출 보증을 한 부동산 PF 사업장은 경기도, 대전, 강릉, 부산 등에 총 121곳이다. PF 대출 잔액은 약 4조4100억원에 달한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위한 PF 대출 보증액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개발 PF 잔액만 약 3조2000억원이다. 매출액이 4배 많은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2조원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태영건설의 PF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태영건설은 최소 1조원 이상의 PF 사업을 정리할 공산이 크다. 시행과 시공을 함께 진행해 사업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되는 자체사업장을 주로 털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이 보유한 자체사업장은 ▲양산사송지구 공동주택(4개 블록) ▲과천지식정보타운 공동주택(4개 블록) ▲동탄2신도시 공동주택(2개 블록) ▲대전천동3구역 공동주택(2개 블록) 등 19곳이다.

◆ 강도 높은 인력, 조직 구조조정 돌입...자구안 미이행시 법정관리 전환 가능성도

태영건설은 PF 사업장 정리뿐 아니라 인력 구조조정, 조직 축소 등 고강도 자구노력도 병행한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기업 정상화를 위해 부채 상환을 유예하고 빚을 일부 탕감해 준다. 돈을 빌려준 채권단도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워크아웃 기업은 비용절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앞서 부도 위기에 놓였던 기업들도 상당한 자구노력을 했다. 2014년 워크아웃에서 법정관리로 전환한 쌍용건설은 당시 임원과 직원을 각각 50%, 30% 줄였다. 2010년 워크아웃을 개시한 금호산업은 임원 20% 감축과 사무직 무급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임금 삭감과 비주력 사업부 축소 등도 추진된다.

물론 경영정상화를 위한 계획 수립 과정에서 태영측이 자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과도한 부실이 드러나면 워크아웃이 중단되고 법정관리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계 한 재무담담 임원은 "태영건설의 해외사업 비중이 크지 않아 잠재적 부실이 많아 보이진 않지만 회사측이 고의로 누락해 신고했을 경우 워크아웃 개시가 중단될 수 있다"며 "채권단의 감독하에 PF 사업 정리뿐 아니라 임직원 감축, 급여 삭감 등 고강도 자구노력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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