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앞두고 당에 잔류하되 공천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의 활용도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수도권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를 출마한 바 있으니, 경기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 = 뉴스핌 DB] |
유 전 의원은 당내 비주류로 줄곧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해왔다. 이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유 전 의원은 직접 당에 잔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대권 주자로서 인지도가 높으며 경제통으로 꼽히는 유 전 의원이 수도권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유 전 의원이 공천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지,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아니다"라며 "(유 전 의원은) 이전에도 당에서 요청하면 어떤 역할도 맡겠다고 했다. 선대위원장이든, 수도권 험지든 당에서 요청하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의 활용도에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 경기도 선대위원장으로서 전 지역을 누비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가능하며,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포진한 '험지' 출마도 거론된다.
또 다른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의 활용도에 대해 "당 지도부의 판단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역할에 따라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민주당) 5선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를 한다면 그 지역에 집중을 해야 될 것"이라며 "다른 쪽을 지휘하기 보다 그 선거구 탈환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전체적인 분위기를 띄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며 "다만 경기도는 쉬운 곳이 없다"고 했다.
정가에서는 유 전 의원이 '중도적' 이미지가 있어서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흡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각을 세워온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당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 전 의원의 역할은 두 가지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유 전 의원이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기 때문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있다"라며 "아니면 경기도든 어디든 험지 출마를 해서 본인이 (당에) 헌신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당은 다르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라며 "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 선당후사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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