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네이버가 지난해 매출 9조 원을 돌파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커머스 사업과 웹툰 사업의 성과 덕분으로, 올해도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네이버는 2023년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9조 6706억 원, 영업이익 1조 4889억 원, 당기순이익 988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7.6%, 영업이익은 14.1%, 당기순이익은 46.8% 증가한 수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네이버의 지난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매출 9조 7018억 원, 영업이익 1조 4795억 원, 당기순이익 1조 516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은 2조 5370억 원, 영업이익은 4055억 원, 당기순이익은 301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20.5%, 당기순이익은 129.1% 증가한 수준이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 서치플랫폼 9283억 원(전년 대비 1.3% 증가) ▲ 커머스 6605억 원(전년 대비 35.7% 증가) ▲ 핀테크 3560억 원(전년 대비 11.3% 증가) ▲ 콘텐츠 4663억 원(전년 대비 6.6% 증가) ▲ 클라우드 1259억 원(전년 대비 13.3% 증가)을 기록했다.
전 사업 부문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커머스와 콘텐츠(웹툰) 부문의 성장이 특히 두드러졌다. 커머스 부문의 경우, 포시마크의 편입 효과와 크림의 수수료율 인상, 스마트스토어 전체 거래액의 성장, 브랜드 솔루션 패키지 및 도착보장 서비스 수익이 성장을 견인했다. 콘텐츠 부문은 웹툰 콘텐츠 및 IP 매출 성장과 스노우 AI 상품 매출 확대가 성장을 견인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열린 2023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 네이버 전체 커머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해 12.4조 원을 달성했다"며, "2024년은 경기 불안과 고금리로 인해 사용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네이버는 솔루션의 고도화 및 도착 보장, 서비스, 상품 커버리지 확대 등을 통해 입점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AI를 기반으로 한 고도화된 추천 및 검색을 통해 더 정확하고 매력적인 초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네이버 쇼핑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네이버 웹툰은 4분기에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되며 2023년 연간 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지속적인 리소스 효율화, 크로스보더 콘텐츠 확대, 신규 BM 도입 등 다양한 노력의 결과"라며, "2023년 일본 내 연간 거래액은 1천억 엔을 돌파하며 만화 강국 일본에서 한국 크로스보더 작품과 현지 창작자 생태계 확장의 시너지로 종전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미국에서도 AI 추천 강화 등 플랫폼 고도화와 런칭 당일 역대 매출 1위를 기록한 현지 오리지널 작품의 흥행 등으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도 신작의 인기에 힘입어 유료 이용자가 확대되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올해 성장 전략으로 혁신 AI 기술 기반의 B2C 및 B2B 서비스 확대를 제시했다. 특히,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 클로바 X'을 활용한 맞춤형 AI 개발 도구인 '클로바 스튜디오'로 B2B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하이퍼 클로바 X 모델을 API 형태로 출시하고, 이를 한글과컴퓨터, 폴라리스 오피스 등에 제공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하이퍼 클로바 X가 탑재된 유료 클라우드 상품의 납품도 완료, 이후 한국은행과 협력해 금융 혁신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등 초대규모 AI 모델의 활용 범위를 금융·경제 분야로 확대했다.
최 대표는 "지난달에는 시스템 프롬프트 지시를 더 잘 따르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할 수 있는, 향상된 성능을 가진 하이퍼 클로바 X 모델을 출시했다. 정보 및 맥락에 대한 이해력과 글쓰기 등의 기능이 개선된 모델로 다양한 유형의 작업을 수행하며 더 많은 기업들의 활용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올해 네이버는) 고도화된 기반 기술과 네이버만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 창작자, 비즈니스들의 생산성과 효율 향상을 위해 필요한 도구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올해는 주력 사업인 서치 플랫폼 부문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네이버] |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타겟팅 적용 부재 등으로 디스플레이 광고가 다소 약세를 보였으나, 타겟팅을 조속히 도입하고, CTR(클릭률)의 소폭 개선만 이뤄져도 광고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네이버는) 국내 광고 시장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비용 절감과 불필요한 비용의 절감에 초점을 맞췄으나, 앞으로는 생산성과 체력의 본격적인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또 "네이버의 인력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기술직군의 성과 개선을 (새로 합류한)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아 특히 기술 조직, 운영, 제품 기능성 향상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이 시작될 것이며, (이는) 마케팅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는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는 네이버의 2024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 10조 8274억 원, 영업이익 1조 7151억 원, 당기순이익 1조 4096억 원을 제시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