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서울시내 주유소의 경유와 휘발유 등 기름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휘발유 기준 리터당 1600원을 넘는 주유소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추석 이후 1500원대에서 오르락 내리락했던 기름값이 올해 설 연휴 직후부터 본격 올라 1700원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정부도 이같은 기름값 상승 조짐에 당초 이달 29일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4월 30일까지 2개월 추가 연장키로 했다. 유류세 추가 연장이 없었다면 기름값이 1800원이 넘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9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둘째 주(11∼1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보다 L당 13.2원 오른 1609.5원을 기록했다. 전국 최고가 지역인 서울은 직전 주 대비 9.8원 상승한 1695.5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12.6원 오른 1578.1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11.7원 오른 L당 1512.7원을 기록했다.
주유소 기름값은 지난해 10월 2주 차 이후 16주 연속 하락하다 올해 1월 5주 차를 기점으로 반등했다.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1600원 선으로 올라온 것은 8주, 경유 평균 판매가가 1500원 선을 재돌파한 것은 6주 만이다.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스핌 DB] |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오름세는 중동,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세 영향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해 1분기 배럴당 80.3달러에서 2분기 77.6달러 →3분기 86.6달러 →4분기 83.7달러 →지난해 12월 77.3달러 →지난달 78.8달러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장기간 상승하면 국내 기름값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정부는 이같은 기름값 본격 상승에 대비해 지난 16일 국가유가 변동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감안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4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25%, 경유와 LPG부탄은 37% 인하된 세율이 유지된다. 인하 전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L당 205원, 경유는 212원, LPG부탄은 73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가 없었다면 평균 200원 정도 기름값에 반영돼 1800원 넘는 주유소가 많았을 것"이라며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 국면이어서 2~3주뒤 시차를 고려하면 당분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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