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전직 경남지사 출신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는 경남 양산을이 4·10 총선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여야 잠룡으로 평가받는 두 의원은 이번 '빅매치'에서 승리할 경우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양산을 수성에 나서는 김두관 의원(재선)은 김태호 의원(3선)의 도전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는 민주당 입장에서 여권 거물과 맞붙을 경우 전국적 관심도가 상승해 불리할 게 없단 계산이다.
다만 김태호 의원이 '험지행'을 자처하는 것에 대해선 "양지 탈환을 위한 험지 희생 코스프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양산이 (국민의힘의) 험지라는 것은 엄살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눈을 현혹해 정권의 실정을 가리기 위한 술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신승을 거뒀으나 지난 대선·지선에선 국민의힘이 우세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서형수 민주당 후보가 40.33%를 얻어 38.43%의 이장권 국민의힘 후보를 1.9%p차로 꺾었고, 21대 총선에서는 김두관 의원이 48.94%를 얻어 47.26%를 얻은 나동연 국민의힘 후보를 불과 1.68%p차로 제쳤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52.75%,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42.88%를 얻었다. 대선 직후 지방선거에선 박완수 경남지사가 69.73%를 얻어 36.53%에 그친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큰 표 차로 눌렀다.
민주당은 험지인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전체 판세를 가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 PK는 광역단위로는 수도권 다음으로 많은 의석수(40석)가 걸려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도 PK에서 7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경남도당위원장인 김두관 의원으로선 '양산을 사수'에 더해 PK에서 선전할 경우 차기 당권·대권 도전에 힘을 받을 전망이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PK에서 15석을 목표로 치열하게 준비했고 두자릿수는 확보해야 한다"며 "그래야 차기 지선·대선에서도 PK가 선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를 수용해 양산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8일 김태호 의원의 양산을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김태호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음도 무겁고 책임감도 무겁다"며 "낙동강 벨트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만들어달라는 당의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낙동강 벨트 탈환이 나라를 위한 큰 승리의 출발이 되리라 믿는다"며 "낙동강의 최전선 양산에 온몸을 던지겠다. 민주당의 낙동강 로드를 제가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은 험지 출마 요청을 수락한 이유와 관련해 "만약에 거절했다면 김태호는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이익을 챙기는 사람으로 비쳤을 것"이라며 "생각의 중심을 나에서 당과 큰 의미로 생각을 옮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태호 의원은 여러 선거에서 '8전 7승'을 거둬 '선거의 달인'으로도 불린다. 국민의힘이 그에게 총선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 탈환'이라는 중책을 맡긴 이유다.
대권을 노리는 김태호 의원으로서도 험지에서 생환할 경우 본인의 정치적 체급을 한층 키울 수 있는 기회다. 설령 패배하더라도 '험지에서 희생했다'는 명분으로 당내 입지는 오히려 단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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