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항공사들의 호실적 달성을 가능케 했던 항공 화물 사업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 화물 운임이 2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자, 대한항공은 전자상거래 관련 화물을 확보해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
22일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 TAC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의 화물 운임은 1kg당 5.22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상승세를 보이다가 급락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운임은 1kg당 5.80달러, 11월 6.15달러, 12월 7.10달러였다. 해당 노선 화물 운임은 팬데믹 시기인 2021년 12월 사상 최고치인 12.72달러(1kg당)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다른 노선도 상황은 비슷하다. 홍콩~유럽 노선과 프랑크푸르트~북미 노선의 지난달 운임 역시 내려갔다. 각각 1kg당 4.12달러, 1.95달러였다.
실제로 국내 대형 항공사들은 화물사업 하락세로 타격을 입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화물노선 수익은 1조10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8%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하다. 지난해 4분기 화물 매출은 4722억원으로 1년 만에 22.4% 줄었다. 두 항공사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때와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항공 화물 사업 약세는 세계적인 긴축 기조 영향이 크다. 여기에 여객 공급 증가로 여객 사업이 회복되면서 화물사업 비중이 줄었다. 실제 화물 탑재율도 줄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화물 탑재율은 72.5%%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화물 탑재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21년 4분기 84.3%였지만 2022년 4분기 75.6%로 집계됐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여객 수요 증가로 대형항공사도 화물보다 여객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대형항공사의 경우 화물에서 반도체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최근 반도체 경기가 나빠진 것 역시 화물사업 약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전자상거래 품목 확대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전자상거래 수요가 증가하면서 화물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전자상거래산업은 2026년 8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대비 29%나 성장하는 셈이다.
대한항공의 전체 화물 수익 중 전자상거래 품목도 확대되는 추세다. 화물사업에서 전자상거래 관련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3% 수준까지 증가했다.
대한항공 측은 "반도체, 자동차 부품, 디스플레이 등 전통적 항공화물은 회복 시기가 불확실하다"며 "전자상거래 수요 집중 유치 전략으로 수익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화주와 고정계약 확대해 안정적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신선화물 등 계절 수요를 유치해 화물 수익을 다각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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