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지방공항에서 몽골로 향하는 하늘길이 확대됐다. 다만, '항공 자유화'를 기대했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LCC들은 국내 지방~몽골 노선의 수익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운수권 확보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과 몽골 정부는 국내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몽골행 노선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인천, 부산(김해), 대구, 청주, 무안에서만 운항이 가능했던 몽골 노선이 제주, 양양에서도 운항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주 15회였던 지방공항발 몽골 노선은 주 24회로 확대된 셈이다.
여기에 지방공항발 몽골 노선에 적용되던 운항 기종 제한도 사라졌다. 해당 노선은 최대 200석 이하 항공기만 운항 가능했다. 이에 항공사들은 지방공항에서도 200석이 넘는 대형 항공기도 운항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모습 [사진=뉴스핌DB] |
이번 회담에서 운수권 자체는 확대됐지만, LCC들이 기대하던 '항공 자유화(오픈스카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항공 자유화란 국가의 개입 없이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해당 국가의 공항과 협의하는 형태다. 자유화 지역은 국가에 운수권 신청 및 허가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항공사로선 영업 결과에 따라 노선 취합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항공 자유화는 몽골 측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항공사 역시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LCC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몽골 노선은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몽골 노선의 운항 거리는 약 1975㎞로 홍콩·동남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항공권은 2배 가까이 비싸다. 항공사 입장에선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는 셈이다. 실제 3월 몽골 노선 왕복 항공권 가격은 84만원까지 치솟지만, 홍콩 항공권은 30만원 선이다.
여객 수요도 상당하다. 국내에서 일하는 몽골 국적 근로자가 많고, 한국을 방문하는 유학생도 있어 해당 노선은 상용 수요가 있는 편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몽골 여행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21년 몽골 노선 탑승객은 4만1000여명이었지만, 2022년 31만8000여명, 지난해 65만3000여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몽골과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도 준행 중이라 향후 모객 전망도 밝다.
LCC의 몽골 노선 탑승률은 증가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2022년 몽골 노선 탑승률은 80% 후반이었다. 운항 시작일이 6월 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티웨이항공 역시 2022년 72%의 탑승률을 보였지만, 지난해 87%까지 올랐다. LCC의 몽골 노선 진입은 가격 인하 효과와 동시에 신규 시장 창출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몽골 노선에 LCC가 진입한 것은 가격 절감 효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LCC들의) 신규 시장 진입이 새로운 시장 창출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교과서적으로 입증하는 사례"라며 "물론 갑작스런 자유화는 부작용이 따르겠지만, 최근 몽골 노선 여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LCC는 이번에 확대된 운수권에 관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지방 공항에서 몽골로 향하는 수요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LCC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몽골 여행 성수기는 6~9월로 현재 지방에서 몽골로 향하는 운수권을 갖 고있는 국내 항공사들은 성수기 외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확대된 운수권을 국내 항공사들이 욕심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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