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체류기간 초과로 범칙금을 낸 외국인에게 같은 이유로 벌금을 내도록 한 법원의 약식명령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로 대법원에서 바로 잡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원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몽골 국적 외국인 A씨에 대한 상고심을 열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면소를 선고했다.
면소(免訴)는 형사사건에서 실체적 소송조건(형사소송법 제326조)이 결여돼 소송을 끝내는 판결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면소를 선고해야 할 때는 ▲확정판결이 있은 때 ▲사면이 있은 때 ▲공소의 시효가 완성되었을 때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이다.
A씨는 2020년 1월 31일 일반관광(C-3-9) 자격으로 입국해 그해 10월 3일 체류기간이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12월 11일까지 체류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검사는 공소사실에 관해 출입국관리법을 적용해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원심 법원인 인천지법은 2022년 8월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했고 같은해 9월 확정됐다.
인천지법은 "외국인은 그 체류자격과 체류기간의 범위에서 대한민국에 체류할 수 있고, 체류자격이나 체류기간의 범위를 벗어나 체류해서는 안 된다"라고 약식명령 이유를 판시했다.
하지만 원심 판결에 앞서 A씨는 출입국관리법 위반사실로 2021년 12월 14일경 인천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범칙금 300만원의 통고처분을 고지 받아, 납부기한 내 범칙금 300만원을 모두 납부했다.
이후 검찰은 대법에 비상상고를 제기했다. 비상상고는 판결이 확정된 뒤, 사건의 심판이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발견했을 때 검찰총장이 신청하는 구제 절차다.
대법은 A씨에 대한 통고처분이 공소사실과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동일하기 때문에 면소를 선고했다.
대법은 "통고처분의 위반사실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며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확정판결이 있은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따라 면소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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