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 한국 기업들이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알리는 오는 3월 말까지 입점하는 기업에게 판매 수수료를 면제해 주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가 중국 제품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역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국내 오픈마켓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알리 K베뉴에 입점한 매체들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 2024.02.29 whalsry94@newspim.com |
◆ 뷰티부터 생필품, 식품 기업까지 속속 입점
2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 내 K-베뉴 입점 기업 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론칭 초기 입점 기업 수가 5개에 불과했으나 3개월 만에 20여개로 5배가량 늘었다. K-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한국 상품 판매 채널이다.
가장 최근에는 국내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 일부 브랜드가 입점을 확정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고객이 다양한 접점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채널 확장을 위해 입점을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다른 뷰티업계인 LG생활건강과 생활용품업체인 애경, 한국P&G 등 20여개사는 이미 입점한 상태다.
국내 식품기업도 알리 입점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농심, 대상, 삼양식품, 풀무원 등이다. 이미 한국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동원 F&B는 공식 입점한 상황이다. 다만 아직 판매 시점과 품목은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최근 패션 분야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패션 분야 전문가 채용 과정에서 '한국 시장 내 셀러·파트너 소싱 노하우 보유'를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사진=알리익스프레스] |
◆ 수수료 면제는 임시방편…패션업계 진출도 지켜봐야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판매 채널을 확장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알리가 내세운 '수수료 면제' 혜택도 파격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더 드는 것도 아니고 굳이 채널 하나를 더 넓히는 게 아무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알리의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의 표명 같다"며 "셀러들에게 수수료 면제는 정말 큰 메리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들 모두 수수료 면제책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으며 추후 알리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알리의 패션 분야 진출을 두고는 비판적 시각이 많다. 가품 이슈나 알리 특성상 섣불리 진출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이미지를 중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나, 백화점 브랜드 등은 입점 하지 않으려고 할 것 같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역으로 한국산 제품이 입점하며 알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리의 품질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한국 제품이 입점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며 "알리에 입점한 다음 실제로 얼마나 잘 팔리는지, 가격 정책을 어떻게 조정할 지 등이 앞으로의 관건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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