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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된 알리]① "부르면 간다" 알리 기웃거리는 셀러들

기사등록 : 2024-03-0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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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소상공인 모두 "알리 입점 가능하면 할 것"
"어차피 수수료 무료인데 망설일 이유 없다"
B2B 시장 장악 가속화…상품 넘어 셀러 경쟁도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중국 직구 기업들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낮은 가격·빠른 배송을 무기로 쿠팡과 이마트의 지위를 넘보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메기'가 된 알리로 판매자들 이탈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국내외서 대응방안을 찾아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같은 상품인데 동대문에서 파는 것보다 알리가 더 저렴하더라고요. 현타가 크게 오지만 만약 입점 제의가 온다면 당연히 들어갈 생각입니다. 부모님도 아실만 한 인기 많은 대형 업체잖아요".

국내 이커머스 업체 여러 곳에서 3년간 여성 의류와 패션잡화 등을 판매한 30대 이모씨는 '알리나 테무에서 입점 제의가 온다면 들어갈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씨를 제외한 다른 셀러들도 알리익스프레스(알리)나 테무의 국내 침투가 두렵다면서도, 하나같이 입점 제의에는 응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어차피 국내 업체들에 막대한 수수료를 갖다 바치는 상황에 새로운 유통 채널을 하나 더 확보하는 게 무슨 손해냐는 판단에서다.

알리바바는 해외 소비자를 위해 만든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Ali Express, 速賣通)를 이용해 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 수수료는 거기서 거기…입점 거절할 이유 없어

7일 국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새롭게 떠오르는 알리나 테무 등 중국발 전자상거래 업체는 국내 유통업자들에게 오히려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이씨는 네이버스토어, 지그재그, 에이블리, 쿠팡 등 국내 유명한 이커머스 업체에는 모두 입점한 경험이 있다. 그는 '국내 플랫폼을 이용하며 어떤 점을 느꼈나요'라고 묻는 질문에 하나같이 '수수료'를 언급했다.

이씨는 "쿠팡은 수수료가 제일 비싼 반면 정산이 너무 늦고 업체끼리 경쟁을 시키는 경향도 있다"며 "브랜디도 수수료가 비싸고 반품비나 제주도 별도 추가 비용은 고객에게 따로 연락해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수료는 오픈마켓 셀러에게 있어 흑자냐 적자냐를 좌우하는 큰 기준이다.

그런 이씨에게 '입점 수수료 면제'를 내세운 알리의 제안은 달콤하다. '알리는 너무 초저가라 남는 마진이 없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에 이씨는 "어차피 쿠팡과 지그재그에서도 저렴한 상품만 판매되는 경향이 있다"며 "알리는 지금 티비 광고도 엄청하고 있고 부모님들이 다 아실 정도로 유명해진 상황이라 입점하고 저렴한 상품을 올려 잘만 맞아떨어진다면 판매가 잘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24년간 오픈마켓 셀러일을 해왔던 김모씨 또한 "판매자를 불러들일 때는 미끼를 주고 시장의 승기를 잡게 되면 을이 되는 건 유통 시장에서 당연한 일"이라며 "입점 제의가 온다면 당연히 들어갈 거다. 알리나 테무가 국내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고 혜택도 좋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알리의 판매자 등록 페이지 캡쳐. 3월 말까지 입점하는 사업자에게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2024.03.07 whalsry94@newspim.com

◆ B2B 시장 공략 가속화하는 알리…국내 업체 긴장감 ↑

알리는 현재 사업자 전용몰 '알리익스프레스 비즈니스' 한국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셀러들을 공략해 본격적으로 온라인 B2B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커머스 업체에서는 상품 뿐 아니라 셀러들을 놓고도 경쟁을 벌이는 추세다. 입점 수수료를 깎아주거나 자체 SNS를 통한 홍보, 유통 과정을 플랫폼이 대신해주는 등의 유인책을 통해서다.

국내 소상공인들이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의 수수료 정책에 만족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알리나 테무의 등장은 상품 뿐 아니라 셀러 경쟁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국내 브랜드들의 알리 입점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코카콜라음료,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주요 제조사가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리의 품질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한국 제품이 입점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며 "알리에 입점한 다음 실제로 얼마나 잘 팔리는지, 가격 정책을 어떻게 조정할 지 등이 앞으로의 관건 포인트"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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