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종섭 주 호주 신임 대사가 10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탈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로부터 지난 8일 출국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지 이틀 만이다.
지난 4일 주 호주 대사로 임명된 그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 올라 지난 1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대사를 해외 공관장으로 임명해 출국시키는 것은 수사 회피를 위한 도피성 인사가 아니냐는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주 호주대사로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2023.09.18 leehs@newspim.com |
이 신임 대사는 지난 7일 공수처에 자진 출석해 4 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으며 법무부는 8일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대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 대사의 조기 출국을 위해 공수처 조사와 출국금지 해제를 빠르게 진행해 출국을 위한 '요식 행위'를 거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외교부는 이 대사의 출국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공관장 부임 일자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이 관례라는 이유에서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모든 공관장에 대해 부임 일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 파견되는 대사는 통상 임명 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임명장 수여식'을 하고 신임장 원본을 받아 주재국 국가 원수에게 제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대사는 임명장 수여식을 하지 않았으며 신임장 원본은 파우치(외교행랑)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가 주재국에서 정식 활동을 하려면 신임장 원본을 제정해야 하지만 그 전에 일단 신임장 사본을 주재국 정부에 제출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외교부는 "모든 대사가 부임 전에 신임장을 받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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