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1마일의 피해도 없게 하겠다고 밝히면서 대한항공의 부담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의 약 80%로 평가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항공권 구매 마일리지는 1대1 전환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전환율은 1대1 비율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
앞서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교환율은 1대 1은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사의 마일리지 산정 기준은 각 사마다 상이하다. 특히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는 시스템상이나 구조적으로 전혀 달라 동일한 비율로 계산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양 사의 마일리지 교환 비율은 1대1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가 기업 결합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방향에서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정부 뜻을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해외에서는 항공사 합병 시 마일리지를 이관한 사례가 있다. 실제로 2008년 미국 델타항공이 노스웨스트항공을 인수할 시 마일리지를 그대로 인정한 바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마일리지 가치를 그대로 인정해주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제 1대1 교환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어떤 대안을 내서라도 추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대한항공 회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이 같은 운항거리 대비 적립률이 더 낮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에서 마일리지를 쌓고 있는 장 모씨(30)는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더 쌓기 힘들다"며 "만약 같은 비율로 교환된다면 기존 대한항공 소비자들은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기존 회원들을 위한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정위에서 국내 조건부 승인 때도 마일리지 제도를 2019년 이전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면 안 된다는 행태적 조치 내용이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또 마일리지 통합을 항공권 구매 시 발생한 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일리지는 통상적으로 항공사의 부채로 잡힌다. 최대한 마일리지를 소진시키는 것이 항공사 입장에서 이득이다. 게다가 제휴 마일리지의 경우 소진 시 항공사의 부담이 유독 덜 하다. 비행기 탑승으로 얻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카드 제휴 마일리지의 경우 유효기간을 짧게 변경하는 방식으로 단기간 내 소비 촉진이 가능하다. 항공권 구매로 적립되는 것과 카드사 등 제휴처로 확보된 마일리지는 개념이 다르다는 것이 항공업계 측 설명이다 .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어떤 선택을 하든 불만은 따를 수밖에 없다"며 "보너스로 얻은 쪽을 해결하는 것이 불만이 더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관련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법률적 제약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적립 규모, 사용실적, 제휴사 거래 규모, 거래 단가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계신 사안인 만큼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면밀한 검토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