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올해도 현대차그룹이 해외 설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해외 승용차 제값 받기 등 실적 호조와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 확장에 따른 것이다.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사진= 현대차그룹] |
◆기아 설비투자 전년 대비 1조 늘려…해외에 40%
14일 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2조2370억원 대비 1조858억원 늘어났다. 가장 많은 투자는 국내가 가져간다. 국내 공장에는 올해 2조1340억원을 투입하며 투자금은 전동화 전환 및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생산설비 구축에 활용될 전망이다.
설비 투자 중 40%는 해외로 간다. 기아는 전년 대비 143.0%(2769억원) 증액된 4705억원을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V9의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공장의 생산라인 확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시설 및 설비 투자액이 가장 많이 는 곳은 유럽 생산 기지인 슬로바키아 공장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971억원이 늘어난 1547억원이 투입된다.최근 유럽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에 따라 일부 생산 라인 전동화 계획이 잡히면서 투자 금액이 늘었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미국 공장보다 높은 106.1%의 가동률을 자랑하며 주요 생산지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올해 멕시코 공장 3889억원, 인도 공장에 1747억원을 투자한다. 전년 대비 각각 108.1%, 64.0% 늘어난 액수다. 판매 목표치는 각각 국내 53만대, 미국 85만대, 서유럽 58만대, 인도 28만대, 중국 12만대 및 기타시장 84만대로 설정했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약 4% 증가한 12조5159억원의 투자를 이어간다. 현대차는 국내외 투자 규모를 나눠 공개하진 않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전년과 유사한 규모로 추정된다. 제품 개발, 공장신증설, 보완투자, 정보통신기술(ICT)투자는 지난해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연구개발(R&D), 전략 투자는 지난해보다 규모가 늘었다. 전기차, 자율주행, 수소 등 미래 먹거리를 향한 R&D와 파트너 발굴에 올해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대모비스가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연구소에서 현지 고객사와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오픈하우스 행사를 개최했다. 미시간주 부지사 갈린 길크리스트 2세가 방문해 관련 기술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모비스] |
◆12조 수주한 현대모비스, 전년 대비 99% 늘린 해외 법인 투자
전동화 바람에 힘입어 현대 모비스 역시 해외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두 배 늘린다. 올해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시설·설비 투자에 3조1831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설·설비 투자에 쓴 1조8815억원과 비교해 69% 늘어났다.
해외 법인에는 지난해 대비 무려 99%늘어난 1조9979억원을 투입한다. 국내 법인에는 전년 대비 35% 는 1조1852억원이 들어간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외 전동화 수주 성적에 힘입어 이같은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국내와 해외 9개 전동화 생산 거점 외에 추가로 북미 등 6개 신규 거점 구축을 진행 중이며 유럽과 인도 등의 추가 확대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현지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은 실적과 직결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해외 승용차 판매가를 높이며 '제값받기' 전략을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차는 승용차, 기아는 SUV 등 레저용(RV) 차량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의 해외 세단 평균 판매 가격은 6292만원으로 전년 대비 24% 올랐다. 기아의 해외 RV 평균 판매 가격은 5779만원으로 전년 대비 14% 오른 가격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해외 설비 투자 증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92억2000만달러(약 12조2000억원)를 수주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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