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유지했다.
사과를 필두로 과실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상승 폭으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3%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지난 1월 2.8%로 2%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2월(3.1%), 3월(3.1%) 각각 3%대로 재진입하며 두 달 연속 3%대 물가를 유지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1년 전보다 11.7% 오르면서 전체 물가에 0.86%포인트(p) 영향을 미쳤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2022년 4월(13.2%) 이후로 35개월 만에 최고 상승치를 기록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2% 올랐다. 석유류는 지난해 1월 4.1%에서 같은 해 2월 -1.7%를 기록한 뒤 계속 마이너스(-)를 유지하다가 이달 상승 전환했다.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도 올해 2월 -0.06%포인트에서 지난달 0.05%포인트로 플러스(+) 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3월 소비자물가 품목별 기여도를 보면 석유류의 기여도가 올라간 것이 전체적인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서비스 물가는 2.3% 오르며 전달(2.5%)보다 소폭 감소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전월대비 0.1% 하락했지만 1년 전보다는 2.0%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전월보다 0.1%, 1년 전보다 3.1% 각각 올랐다. 외식물가는 전년보다 3.4% 올랐다.
2024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통계청] 2024.04.02 plum@newspim.com |
체감물가에 가장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8%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4.5%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올해 1월 3.4%까지 내려갔지만 다시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설과실이 40.9%, 신선채소가 11.0% 등 오른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9.5% 상승했다.
특히 사과와 배는 1년 전보다 각각 88.2%, 87.8% 각각 급증했다. 사과는 관련 조사가 이뤄진 1980년 1월, 배는 1975년 1월 이래로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신선식품, 특히 과실 쪽에서 오름세가 커 소비자물가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