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재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선거자금 확보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와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지난 3월에만 6560만달러(883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측 선거자금 보유액은 3월 말 기준으로 931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초까지만해도 막대한 법률 비용과 배상금 등에 허덕이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법률 비용으로 5120만달러를 사용하고, 자금이 2660만달러가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사·형사 재판에서 막대한 법률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서 오는 7월쯤 선거자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선거 캠프는 지난 2월 말에도 현금 보유액이 4190만 달러라고 밝혔다. 선거자금이 증가 추세였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측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한 규모였다.
바이든 선거 캠프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도 1억55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경합하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낙마하면서 공화당의 큰 손들도 서서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를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에 앉히면서 공화당 차원의 모금과 자금 지원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도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밖에 재산 압류 위기까지 내몰렸던 '자산 부풀리기 사기 대출' 의혹 재판에서도 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앞서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사기 대출 혐의를 인정하고,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하려면 벌금과 이자 등을 합쳐 4억5400만 달러를 공탁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벌금과 공탁금을 마련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고가의 운동화나 성경책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항소 법원에 호소해 공탁금을 1억7천500만 달러로 낮추는 데 성공했고, 지난 1일에는 이 공탁금을 채권으로 조달하면서 재산 압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판이 계속되는 동안 벌금 납부를 유예 받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관련, 트럼프의 공탁금 채권을 사준 인물이 캘리포니아의 억만장자 돈 행키라고 보도했다.
자동차와 거래와 대출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행키는 WP에 이번 공탁금 채권 매입은 정치적 이유가 아닌, 사업상 거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공화당 주변의 큰 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나서는 사례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거부들을 상대로 한 모금 행사와 모임을 적극 개최하며 실탄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오는 6일 미 플로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미 전역의 거부들을 상대로 자금모금 행사를 진행한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이날 행사에서만 3300만 달러를 모금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달 말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에서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개최한 행사에서 모금한 2500만 달러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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