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3%대 국내 물가 상승률 등 물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지난해 2·4·5·7·8·10·11월과 지난 1·2월에 이어 이달까지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히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가 없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묶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다. 지난 2월에 이어 2개월째 3%를 넘었다. 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2%)를 웃돌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3.0%) 대비 0.2%포인트(p)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향후 1년 간 예상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창용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2%대로 낮춰야 한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4.04.12 ace@newspim.com |
인플레이션은 꺾이지 않는 반면 물가 상방 압력은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연초 1배럴당 70달러 후반대였던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최근 9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며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11월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364.1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은 2022년 11월10일(1378.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며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지난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되자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경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금통위는 금리 동결을 통해 물가 둔화 흐름을 조금 더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예하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렸으나 그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며 "선진국의 통화 완화 정책은 이외 국가들의 통화정책 운영 여력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한은의 금리 인하 단행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 등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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