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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다시 탄력 받는 '플랫폼법'…공정위 재추진

기사등록 : 2024-04-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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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지난해 추진했지만 업계 반발에 보류
'플랫폼법' 지지했던 민주당 승리에 동력 확보
자사우대·끼워팔기 등 불공정행위 규제 필요
공정위 "소비자만 보고 플렛폼법 제정 추진"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선을 앞두고 잠정 보류됐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 제정을 재추진한다. 플랫폼법 제정을 적극 지지했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법 정부안의 발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는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고 소비자 후생을 위해서라도 올해 하반기 안으로 플랫폼법 입법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이다.

◆ 공정위, 플랫폼법 발표 시기 조율…재추진 의지 강해

18일 공정위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플랫폼법 정부 입법안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공정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플랫폼법 관계 부처와 함께 세부 요건에 대한 검토를 끝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플랫폼법 제정 추진을 발표한 바 있다.

플랫폼법은 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힘이 큰 소수의 플랫폼을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고 반칙행위 4가지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반칙행위 4가지란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강제 등이다.

이 반칙행위가 빈번한 시장일수록 스타트업 등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다만 공정위의 플랫폼법 추진 과정에서 벤처기업 등 업계의 반발이 거셌다. 플랫폼법의 '사전지정' 방식이 사전규제 형식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플랫폼법 적용 대상 기업에 쿠팡과 배민 등 해외에 서버를 둔 기업은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에 벤처 기업의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EU에서 적용하고 있는 플랫폼법을 공정위가 국내에도 선제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잘못하면 국내 시장을 더욱 옥죌 수 있다"고 우려했다.

4만여개에 육박하는 벤처기업은 플랫폼법으로 인해 소비자 후생이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사우대' 행위를 피하고자 플랫폼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웹툰 등의 서비스가 종료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당에서는 공정위의 플랫폼법 추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플랫폼법이 이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온라인플랫폼법의 주요 내용을 그대로 승계한 데다 제2의 '타다금지법'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공정위는 업계 반발과 여당의 반대 입장에 반칙행위 중 '사전지정' 항목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22대 총선을 두 달여 앞둔 시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계의 우려에 대해 "국내 업체에 대한 규제로만 해석하면 안 된다"면서 "글로벌 IT기업들의 불공정한 행위에 대해 규제하는 것은 국내 업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민주당 '플랫폼법' 적극 지지…여소야대 국면에 업계 긴장

플랫폼법 제정을 향한 공정위의 외로운 싸움에 강력한 아군이 등장했다. 플랫폼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야당이 국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동력을 얻었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서는 제22대 총선에서 플랫폼 시장에서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규제 입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미 제21대 국회에서 플랫폼 시장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범위를 여당까지 넓히면 플랫폼법 관련 법안은 현재 20개가 발의됐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하고 신년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4.01.19 plum@newspim.com

관가와 업계에서는 구글 등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주장했던 김남근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공정위 내 플랫폼규율개선전문가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EU에서 제정한 디지털시장법(DMA)을 국내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김 변호사의 당선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위기다. 김 당선인의 플랫폼법 제정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공정위가 추진 동력을 얻었다는 평이다.

민주당이 차지한 175석과 조국혁신당 12석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은 190석에 육박한다.

이로써 민주당은 국회에서 막강한 입법 권력을 획득하게 됐다. 민주당은 국회선진화법 중 하나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이용해 법안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공정위는 현재 플랫폼법 입법 방식을 두고 정부안, 여당 의원입법, 야당 의원입법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정부안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간 만큼 '선(先)발표, 후(後)의원입법' 방안이 유력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와 업계, 소비자 단체 의견을 들으면서 정부안을 만들어 가는 단계"라며 "22대 국회가 구성되면 플랫폼법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안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EU 등에서는 이미 플랫폼 시장이 독점화가 진행돼 각종 규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플랫폼 시장은 한 번 독점화가 되면 되돌릴 수 없는데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로 돌아간다. 공정위는 소비자 후생만 바라보고 플랫폼법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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