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지금 당장이라도 새 원내대표를 뽑아서 비대위든 혁신위든 출범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열고 "위기가 위기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우리 당의 현재 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4.04.18 rkgml925@newspim.com |
윤 의원은 "기본적으로 우리 당의 참패는 예견된 참패라고 생각한다"면서 "192석을 야권에 갖다 바친 거 아닌가. 그러고도 이렇게 한가할 수 있냐는 국민의 호된 질책이 들리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열망하며 저희에게 표를 줬던 많은 유권자를 실망시킨 것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고 자성하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총선 백서를 만드는 역동적 모습이 하나도 안 보인다"라며 "그래서 당의 주의를 환기하고자 자리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총선 참패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영남 중심 당의 한계'를 꼽았다.
그는 "그러다 보니 공천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 못 한다. 이게 구조적 문제처럼 당 내부에 완전히 굳어져 있다"라고 맹폭했다.
윤 의원은 "이걸 제대로 혁파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가 힘들다"라며 "이걸 혁파시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세미나에서 "총선으로 국가 개혁을 이끌어갈 추진력이 상실됐고, 그 원인은 공정함에 대한 신뢰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당선인은 "권력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까지 법의 잣대를 평등하게 적용하는 일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라면서 "국민에게 믿음을 준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같은 범죄피의자들은 그림자처럼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 정의를 대통령이 스스로 살려내지 못하면 그런 자들이 계속 정부·여당을 조롱할 것"이라면서 "국민은 그들을 내세워서라도 정부·여당을 질책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인구구조에 따른 한국 정치 지형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앞으로 계속 수도권 정당, 수권정당으로 나아가려면 청년, 중도, 보수가 대연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보수만의 단독적 집권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청년, 중도, 보수가 연합하지 않으면 향후 선거에서도 어렵다는 걸 22대 당선인이 많이 고민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김 당선인은 윤 정부의 국정운영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맞았다고 생각한다. 국가 정상화의 길도 맞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을 추진하는 운영 방식에서 거칠었던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인. [사진=뉴스핌 DB] |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지난번에 많이 져놓고 이번에 비슷하게 지니까 익숙한 것처럼 '크게 지지는 않았네'라는 생각이 내부에서 드는 거 같은 느낌"이라면서 "대단히 우려스럽다"라고 토로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번보다 낫다고 정신 승리하거나 궤멸적 패배를 당했음에도 대선, 지선을 이겼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대선과 지선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건 신앙의 영역에 가깝다"라며 "냉철한 복기가 먼저 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기 전당대회'를 두고는 "전당대회 자체가 기본적으로 당원을 신나게 하는 것도 있고 정치적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수진영의 패배 의식을 일시 해소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전당대회 자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가 집에 어질러져 있는 상황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게 아니라 쓰레기가 보이지 않게 이불을 덮어놓는 꼴"이라면서 "백서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전당대회 당원 100% 룰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의견에도 반대"라며 "당원 100% 룰이 재논의된 이후에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지 않고서는 아무리 보수 재건을 얘기하고 보수가 나아갈 길을 얘기하더라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도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저는 작년에도 (전당대회 당원 100% 룰 유지에) 반대했다"라고 했다.
또 윤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2~3개월 후 지도부가 들어서서 총선 백서를 내면 이미 아득한 과거가 된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가 여당 사상 역대급 참패를 했다"면서 "당이 왜 이런 참패를 했는지, 무슨 원인이 있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몸부림이 있고 아우성이 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단지 전당대회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총선 패배 원인을 규명하고 백서를 만들고 사죄하고 국민께 실감 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혁신위 성격의 비대위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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