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야당의 반대로 반년 가까이 표류했던 미국 안보 예산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상당한 힘이 실릴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하원은 20일(현지시각)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또 260억 달러(약 36조원) 규모의 대이스라엘 안보 지원안을 찬성 366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아울러 하원은 대만을 중심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의 안보 강화를 돕는 81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85표, 반대 34표로 가결했고,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미국 사업권 매각에 관한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 법안 수정안도 찬성 360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총 950억달러(약 131조원)에 달하는 4개 법안은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으로 송부되며, 내주 중 상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으로 통과가 유력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법안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결정적인 지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무기 및 장비를 빨리 우크라이나에게 보낼 수 있게 해당 법안을 상원이 신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시급하다"면서 "상원이 다시 한번 역사를 만들 차례"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를 통해서도 미국 하원의 지원안 통과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젤렌스키 엑스] 2024.04.22 kwonjiun@newspim.com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지원이 우크라이나 군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정말로 필요한 무기 시스템을 확보할 경우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를 언급하면서 "전선에서 병사를 잃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장거리 미사일과 방공(미사일)이 필요하며 그것이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사거리가 300km에 달하는 에이태큼스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면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깊숙한 곳까지 타격이 가능해 전쟁 양상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의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장은 같은 날 CBS방송에 출연해 "23일이나 24일 대통령 서명이 완료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수품이 이번 주말까지 운송 상태에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통과된 이스라엘 지원안 중 170억달러는 이스라엘 국방 지원에, 90억달러는 가자 등 전쟁 지역 내 인도적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의회가 원조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키며 이스라엘과 서구 문명 수호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를 보여줬다"면서 감사를 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 "압도적이고 초당적인 지지를 얻은 이스라엘 지원안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강력한 유대관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입증했으며 우리의 적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상원 역시 초당적이고 강력한 지지로 통과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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