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테슬라의 충전 방식이 미국에서 표준화가 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갑작스레 자사 급속충전팀 전원 해고를 발표해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3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급속충전(수퍼차저) 사업 부문 책임자인 레베카 티누치와 신제품 책임자 대니얼 호가 슈퍼차저 사업 부문 팀 전원과 함께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메모에 따르면 현재 급속충전 사업팀 인원은 약 500명이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보도가 나오면서 테슬라 수퍼차저 네트워크 사용을 준비하던 전기차 기업들이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테슬라의 '수퍼 차저'(Super Charger) 급속 전기차 충전소. 테슬라 수퍼차저는 4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지난해 테슬라 충전방식을 채택한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테슬라식 충전) 계획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자사 충전 네트워크를 다른 전기차 기업들에게 개방하기로 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으로부터 찬사를 얻었으며, 테슬라 전기차 충전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을 채택하는 업체가 늘면서 미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충전소 보조금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던 상황이었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에 테슬라가 여전히 수퍼차저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며 "단지 신규 충전소 설립 속도가 다소 더뎌질 것이며, 동시에 기존 충전소 확장 및 지속가능한 운영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M과 포드는 별도의 성명에서 일단 테슬라 어댑터를 제공하기로 한 기존 계획에는 변경이 없으며, 앞으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해고 소식에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기존 수퍼차저 조직을 해체하고 저비용의 간소한 (충전) 운영팀을 꾸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아직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머스크가 테슬라가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고 앞으로 힘든 결정들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 대해 내부적인 신호를 보내려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비용에 얼마나 진지하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지가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전기차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도 계속 짓눌리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수퍼차저 지출을 줄여 성장 잠재성이 더 큰 프로젝트를 위한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규장서 5.55% 빠진 183.28달러로 거래를 마친 테슬라는 시간 외 거래에서 1% 넘게 추가 하락 중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