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의과대학 정원 확대 관련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대부분이 사직을 강행하기보다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실시한 서울대학교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근무 교수 497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96.5%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응답했다.
현재의 진료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다고 답한 이들은 70.9%로 적지 않았다. 향후 진료를 유지하겠다는 답변은 24.3%에 불과한 반면 진료를 줄여야 한다는 답변은 63.5%에 달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
교수 7.4%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지만 힘들어서 이탈을 고려한다고 대답했고, 사직을 강행할 생각이 있는 경우는 3.5%에 그쳤다.
설문조사를 발표한 비대위는 강희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3기 위원장으로 뽑았다.
강 위원장은 선언문에서 "그들(전공의)이 의료 체계의 정상화를 요구할 때 정부는 전공의에게서 근로자의 기본 권리조차 빼앗아갔지만, 면허정지와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그들을 아프게 하는 것은 국민과의 신뢰가 깨져버린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래 의료의 전문가들이 몸바쳐 우리나라의 의료를 지탱해 오는 동안, 우리 교수들은 그들의 희생을 당연한 관행으로 치부해 왔다. 그들의 빈자리가 커진 후에야, 우리는 그동안 제자들을 제대로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대신 그들의 젊은 노동력을 착취하는 데에 보다 집중해 왔던 것을 깨달았다"고 자책했다.
강 위원장은 "우리 의료를 바로 세우는 진정한 의료개혁의 첫 단계로, 먼저 '우리가 원하는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파악하고자 한다"면서 밝혔다.
또 "올바른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는 하루 빨리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가하는 겁박을 거둬 이들이 일터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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