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달성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
정부는 직접 연평균 6기가와트(GW) 내외로 보급을 주도할 계획이다. 해상풍력·태양광 보급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추진하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를 개편해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제조·수요기업들과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4.05.16 rang@newspim.com |
◆ '해상풍력특별법' 추진…산단·영농 중심 태양광 규제 완화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은 재생에너지를 기후위기와 에너지안보 등을 해결할 핵심 수단으로 여기며 보급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우리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그동안 보급 확대를 추진해 왔지만, 전력계통 부담과 높은 비용 등 한계를 맞닥뜨린 상황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도약점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지하고,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시장 확대를 견인할 계획이다. ▲정부 주도로 연평균 6GW 내외 보급 추진 ▲공급망 구축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시장제도 정비를 통한 확산 기반 구축 등 세 가지를 기본 방향으로 삼는다.
먼저 정부는 해상풍력과 태양광 확산을 위한 각 맞춤형 전략을 추진한다. 해상풍력에 대해서는 '해상풍력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부가 입지 발굴과 주민협의, 인허가 지원 등 사업 전반을 지원하는 계획입지제도를 조속히 입법화할 예정이다. 보급 확대에 대비한 항만·선박 등 설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자금 조달 원활화를 위해 펀드 등 추가지원 방안을 발굴한다.
세계 재생에너지 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4.05.16 rang@newspim.com |
태양광은 주민 수용성 등이 양호한 산업단지와 영농형을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계통여유지역으로 신규 설비가 진입하도록 유도하고, 포화 지역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해 잉여전력을 저장·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국내 보급 확대에 대비해 경쟁입찰 제도 개편 등을 통해 산업 기반을 선제적으로 강화한다. 아울러 차세대 기술력 조기 확보를 통한 미래시장 선점에도 나선다. 태양광 전지 탠덤셀의 오는 2026년 조기 상용화, 2030년 효율 35% 달성을 목표로 기술 개발 애로 해소와 인프라 지원 등에 주력한다.
◆ RPS 제도에 정부 역할 강화…PPA 시장 '녹색 프리미엄' 도입
정부는 새로운 시장에 맞는 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RPS 제도는 현행 방식으로는 발전원·입지·생태계 등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고,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 경쟁이 작동하지 않는 데다가 공급 의무자에게는 비용 절감 유인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RPS 시장에서 정부 차원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공급의무자가 전기판매사업자(정부)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사이에서 물량 이행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공급 등을 맡았던 구조와 달리, 정부와 발전사업자가 직접 정부 입찰을 바탕으로 계약을 맺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신규 설비 보급 목표량에 대해 매년 원별로 입찰하고, 낙찰 시 응찰한 가격으로 20년 장기 고정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RPS 제도 개편 방안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4.05.16 rang@newspim.com |
이렇게 제도를 개선할 시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먼저 정부가 직접 시장에 대한 신호를 제공함으로써 보급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발전사업자는 20년간 고정가격으로 판매하면서 투자비를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고, 수요기업은 경합 없이 저비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또 재생에너지가 안정적인 비용으로 조달되면서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완화된다.
시장을 통하지 않고 판매자와 사용자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전력판매계약(PPA)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 자발적 시장을 활성화한다. 태양광·풍력 구매를 허용하는 '녹색 프리미엄'을 도입하고, 현 1메가와트(MW)인 PPA 용량 기준을 완화한다. 또 공공·민간 간 협업으로 PPA 중개시장을 개설한 뒤 이를 장기적으로는 민간이 주도하는 자발적 거래시장으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총 20.4GW·143억달러의 수주 성과가 창출됐으며, 앞으로 중동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해외진출협의회'를 구성해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정부 주도로 대규모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RPS 제도 개편에 대해 국회와 이해관계자 등과 협의하고 사안을 공론화할 예정이다. 다른 주요 세부 과제들은 관계부처와 함께 후속 정책을 수립해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자발적 재생에너지 거래시장 예시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4.05.16 r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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