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김가희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4·16세월호참사피해구제지원특별법을 제외한 전세사기특별법 등 4개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7개 법안을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고, 민주유공자법을 비롯한 4개 법안을 상정해 강행처리했다"라며 "본회의 개최도, 의사일정 합의도, 법안처리까지도 모두 일방적 독선이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있다. 2024.05.29 leehs@newspim.com |
민주당은 전날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과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 제정안, 4.16 세월호 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추 원내대표는 세월호지원법에 대해 "피해자들의 의료비 기한을 연장하는 법안이므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추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공수처 등의 신속하고 엄중한 수사가 끝난 후에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을 때 해도 늦지 않다"라며 "더욱이 위헌적인 요소 등 독소조항이 많은 법안은 안 된다는 국민의힘 의견을 무시하고 민주당이 끝내 재의결 표결을 강행했다"라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앞으로 거대야당의 일방독주, 악법이 없다면 재의요구권 행사도 없다"라며 "그러나 여야간 충분한 협의 없이 다수당의 수적 우위만 앞세워 일방 강행처리하는 법안에 대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강력하게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어제와 같은 일방적인 민주당의 입법독주와 횡포는 제2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야 하는 이유를 보여줬다"라며 "자기 절제를 모르는 제1당이 법사위원장 자리까지 가져가면 의회독재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벽도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어제 국회는 21대 국회의 축소판이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내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부기로 입법폭주를 거듭했다"라며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회를 극한의 정쟁 무대로 만들고 특검과 국조 등 국무위원 불신임, 탄핵 등 극단적인 수단을 휘둘렀다"라고 꼬집었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꿔주기를 통한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 등 여러 전통적인 관례를 아무렇지 않게 깨버리며 의회민주주의를 희화화시켰다"라며 "21대 국회 마지막 날까지 극한 정쟁의 부끄러운 모습을 떨쳐내지 못하고 국민들의 불신을 받으며 막을 내린 데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22대 국회는 21대 국회의 단순한 재판을 넘어 확장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라며 "우리 정치권은 단호히 이 우려를 씻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2대 국회를 새로운 의정사의 출발점으로 만들기 위해 여야는 끊임없이 대화하며 타협하고 협치의 정신으로 열어야 할 것"이라며 "22대 국회를 여는 즉시 여야가 이미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민생법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또 원 구성과 관련해선 "관례를 중시하며 여야 합의정신을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21대 국회는 원 구성 협상부터 파행을 겪으며 극한의 정쟁을 예고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출발부터 그럴 수는 없다"라고 일갈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여야가 서로를 존중하는 상생과 협치가 총선에서 드러난 중요한 민의임을 명심해야 한다"라며 "국민의힘 역시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도 108명의 의원들이 힘을 합쳐 국민들이 공감하는 민생 정당, 유능한 정책 정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에서 거부권 행사가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질문에 "거대 야당이 제대로 된 국회 논의도 없이,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입법 폭주의 결과가 거부권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여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그 결과는 국민이 걱정하는 행태로 나타난다. 입법 폭주하는 행태부터 지양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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