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하도록 한 정황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혐의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김호중에 대해 구속 후 첫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조사에서 김호중은 경찰이 압수한 아이폰 3대의 비밀번호 중 일부만 제공했다. 앞서 김호중은 변호인을 통해 아이폰 잠금해제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아이폰은 보안 수준이 높아 본인이 비밀번호를 해제하지 않으면 포렌식 분석을 진행하기 어렵다. 김호중은 사생활이 담겨있다는 것을 근거로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김호중이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경찰은 김호중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면서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내역에는 김호중이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술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며 대신 자수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 휴대전화에 자동 녹음 기능이 있어 통화 내용이 저장됐다. 지난 9일 사고 발생 직후 김호중 매니저는 김호중과 옷을 바꿔 입고 경찰에 허위로 자수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가운데)과 이와 관련된 소속사 관계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가수 김호중, 본부장 전모 씨. 2024.05.24 mironj19@newspim.com |
경찰은 녹취 내용을 근거로 김호중에 대한 혐의를 범인도피방조에서 범인도피교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도피교사 혐의는 형법에 명시된 교사죄, 방조죄 조항에 의해 처벌받는데 방조죄보다 교사죄를 더 강하게 처벌한다. 방조죄는 실제 범행을 행한 정범이 받는 형량에 비해 절반으로 감경되지만 교사죄는 정범과 같은 형량의 처벌을 받는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변호사(교통사고 전문)는 "교사죄는 방조죄와 달리 범행 의도가 없던 사람이 범행을 저지르도록 한 것이고 정범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받는다"면서 "정황 증거로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데 증거가 발견된만큼 혐의가 적용돼 형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호중의 구속기한이 다음달 3일까지인 만큼 남은 기간동안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해 혐의 입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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