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인도네시아에서 '제2의 발리'로 불리는 '바탐' 노선에 취항할 수 있게 됐다. 제주항공은 바탐의 관광수요뿐만 아니라 환승 수요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에서 인천~인도네시아 바탐(주 3회) 노선을 배분받았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방~발리 노선보다 인천발 인도네시아 노선인 바탐 노선 획득을 더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와 항공회담 소식이 들리자마자 제주항공은 지난해 5월 바탐과 마나도에 전세기를 운항했다. 항공사가 신규 노선 운수권을 확보할 때 부정기 노선 운항 경험이 가점으로 적용된다는 걸 고려한 선제적 조치였다.
전략은 적중했다. 다른 LCC가 지방발 발리 노선을 욕심내면서 자연스럽게 바탐 노선 운수권을 챙길 수 있었다. 당초 마나도 노선도 함께 목표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마나도 운수권은 신청하지 않았다. 마나도는 관광 자원이 인근의 작은 섬들에 분포하고 있다. 다시 말해, 관광을 하기 위해선 각 섬으로 이동해야 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에 제주항공은 고민 끝에 '선택과 집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나도 직항 노선을 기대했던 국내 일부 소비자들은 아쉬움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마나도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경험했던 프리랜서 윤 모씨(27)는 "발리에 있으면서 인도네시아 다른 섬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며 "마나도는 요즘 새로운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어서 직항 노선을 내심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바탐 취항에 직진한 이유는 명확하다. 수요가 훨씬 많아서다. 바탐은 싱가포르와 30분 거리(29km)에 위치하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제2의 발리'로 밀고 있는 곳이다. 발리, 자카르타와 함께 인도네시아 3대 관광도시로 꼽히며 숙박시설이나 여행 인프라가 괜찮은 편이다. 골프장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골프여행 수요도 많다.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골프 멤버십 프로그램과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환승수요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방법은 자카르타·발리~인천밖에 없다. 따라서 두 지역 외 인도네시아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승객은 인접국가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경유하는 수요가 상당하다. 즉,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지역 인바운드 승객 흡수까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을 오는 직항이나 경유 편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탐 노선은 제주항공 외에도 대한항공이 주 4회 일정으로 취항할 수 있는 사실상 '경쟁 노선'이기 때문이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는 직항이 있어도 스케줄 선택폭이 넓지 않아 경유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지리적으로 봤을 때 바탐 노선은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3지역의 인바운드 수요를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제주항공이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수요 확대도 유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바탐공항은 현재 인천공항이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동북아 네트워크를 활용해 바탐공항을 동북아시아~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관련 상용수요와 비즈니스 수요 모두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운수권 배분 결과에 따라 인도네시아, 중앙아시아 지역에 신규취항을 준비해 안전운항, 합리적인 운임을 기반으로 소비자 편익 증대애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대한 빨리 바탐 취항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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