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22대 국회가 개원했지만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진척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서로의 입장을 고수한 채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법정 시한인 오는 7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단독 표결을 통해 상임위원장 배분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6.05 leehs@newspim.com |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은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과방위원장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국회 후반기와 동일한 배분을 원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총선 민심에 따라 해당 상임위원장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108석 확보에 그쳤다. 21대 국회보다 줄어든 의석으로 법안 통과를 위해 야권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며, 9표가 이탈할 경우 거부권(재의요구권)이 행사된 법안도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2+2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추 원내대표는 "상임위 관련해서 법사위는 제2당, 운영위는 여당, 과방위는 21대 후반기와 같이 국민의힘에서 맡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고, 상임위 구성 관련은 협의를 계속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민생정당, 정책정당을 강조하고 있다. 민생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거대 야당의 독주를 강조,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도 이같은 전략을 이용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여당은 국민들의 민생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민주당의 의회 무시, 협치 무시로 인해 국민들의 삶이 어려워진다.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가에서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내줬던 것과 같은 파격적인 방식을 선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당시 국민의힘이 야당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었으며, 현재 정부·여당인 상황에서는 오히려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원 구성 협장이 지지부진함에도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심장'에 비유하며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열린 워크숍에서 이같은 방침에 대해 의원들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1대 국회를 보시지 않았나. 국회의장 마저 이재명의 하수인을 자처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내주게 되면 패스트트랙 마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심장인 두 개의 상임위는 절대로 내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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