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달부터 휴대용 선풍기를 가방에 넣고 다닌다. 김씨는 "출퇴근 시간에 사람이 붐비면 무척 더운데, 일괄적으로 온도를 유지하는 대신 붐비는 시간이나 더운 날엔 온도를 더 낮추는 등 냉난방 시스템을 유동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때이른 더위와 잦은 비와 같은 이상 기후로 봄·여름 냉난방 불편 민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고객센터로 접수된 민원 중 냉난방 관련은 17만84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1242건 대비 10.6% 증가했다. 냉난방 민원은 날이 따뜻해지는 4월에 가장 많이 접수됐다.
더위가 지속되면서 '춥다'는 민원은 감소하고 '덥다'는 민원은 늘었다. 해당 기간 '덥다'는 민원은 14만3529건에서 16만1457건으로 12.4% 늘고 '춥다'는 민원은 1만7713건에서 1만6952건으로 4.3% 줄었다.
서울 마포구 공덕역 5호선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서울=뉴스핌DB] |
사람마다 체감하는 온도가 다르고 착용하고 있는 옷에 따라 같은 열차 칸 안에서도 '덥다'는 민원과 '춥다'는 민원이 동시에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서울 지하철은 여름철 24∼26도, 겨울철 18∼20도로 정해진 지하철 실내온도 기준을 따른다. 주로 객실 양쪽 끝이 온도가 낮다. 더운 승객은 객실 양쪽 끝으로, 추운 승객은 객실 중앙 쪽에 주로 위치한 약냉방 칸으로 이동하는 편이 좋다.
노선에 따라 약냉방칸의 위치가 다르다. 1·3·4호선은 4번째·7번째 칸, 5·6·7호선은 4번째·5번째 칸, 8호선은 3번째·4번째 칸이 약냉방 칸이다. 2호선은 혼잡도가 높아 약냉방 칸을 운영하지 않는다.
서울 지하철 약냉방칸 도면. [사진=서울교통공사] |
더위를 많이 타는 승객은 또타지하철, 지하철종결자, T맵과 같이 모바일 앱의 혼잡도 예보 기능을 활용해 승객이 적은 칸으로 이동할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냉난방 민원이 증가할 때는 해당 열차 기관사가 냉방기 운용에 대한 안내방송을 시행하고 송풍기를 탄력적으로 가동하는 등 승객 불편을 최소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승객이 비상 통화 장치로 온도 조절을 요구하는데 이런 경우 승무원이 현장을 확인해야 하기에 운행이 지연될 수 있다"며 "비상 통화 장치는 응급 환자가 생기거나 비상 상황 발생 시 사용되므로 냉난방 민원은 고객센터나 또타지하철 앱으로 접수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사는 '1∼8호선 노후 전동차 교체 계획'을 수립해 2014년부터 냉방기를 포함해 다양한 설비가 개량된 새 전동차를 도입하고 있다. 2·3호선은 모두 새 전동차로 교체했고 2023년부터 4·5·7호선에 새 객차를 도입 중이다. 1·6·8호선 전동차도 차례로 바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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