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급증 경고에 나서자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출 조절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주담대 금리 인상 뿐 아니라 한도조정과 대출심사 강화 등의 카드도 검토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은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주담대 감면금리 폭을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가계 주담대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p) 축소했다. 감면금리 폭을 축소하면 대출금리는 상승한다. 이에 따라 주담대 5년 고정(혼합) 금리는 지난달 말 연 3.183~3.583%에서 연 3.337~3.737%까지 상승했다.
국민은행도 최근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담대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의 경우 연 3.65∼5.05%에서 연 3.78∼5.18%로, 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연 3.00∼4.40%에서 연 3.13∼4.53%로 높아졌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도 주담대 금리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달 중 다른 은행들도 주담대 금리 인상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이 대출 옥죄기에 나선 건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8조5723억원으로, 5월 말(703조2308억원)과 비교해 한 달새 5조3415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2021년 7월(6조2000억 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16조1629억원이나 급증했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529조8922억원에서 6월 말 552조1526억원으로 반 년만에 22조원 이상 급증했다. 당초 이달 시행 예정이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앞두고 영끌 주담대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이 3일 오후 17개 국내은행 부행장과 함께 한 은행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7.03 jane94@newspim.com |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준수 금감원 은행·중소서민 담당 부원장은 최근 국내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과 가계대출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주담대 금리인상 뿐 아니라 필요시 대출한도 조정과 대출심사 강화 카드도 검토중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수요에 대응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출을 관리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필요 시 (대출) 한도 등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15일부터 가계대출 실태 파악을 위해 은행권에 대한 종합 점검에 돌입한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점검에서 DSR 및 스트레스 DSR 규제 준수 여부, 가계대출 경영목표 수립과 관리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장점검 결과 나타난 지적사항은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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