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이 마무리되면서 은행권 노사 임금 협상이 약 2개월 만에 재개된다. 금융노조는 애초 사용자 측에 제안했던 임금 8.5% 인상 등 기존 안건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인상률이 낮지 않은 만큼 합의점 도출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경영진과 금융노조는 이날 오후 4시부터 대표단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을 진행한다. 지난 5월 17일 3차 교섭을 진행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경영진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4시부터 대표단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을 진행한다. 사진은 금융노조 홈페이지 대문. 2024.07.10 jane94@newspim.com |
금융노조는 앞서 ▲임금 8.5% 인상 ▲근로시간 단축·일과 삶의 균형 ▲고용안정과 일자리 확대 ▲성장주의 탈피 및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 ▲차별 철폐 ▲안전권 및 정보보호 강화 ▲금융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역할 강화 ▲산별 교섭체제 강화 등 7개 부문 25개 항목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교섭에서도 이 같은 안건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관계자는 "애초 진행된 1·2차 교섭에서 나온 내용과 동일한 안건을 제안할 계획으로 (요구안에) 변동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측 안건의 골자는 임금 8.5% 인상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2.1%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6%를 더한 후 2021~2023년 발생한 실질임금 저하를 고려한 수치다. 최근 5년간 산별교섭에서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임금 인상률로 협상을 이어왔던 점 등도 감안했다.
금융노조는 앞서 2021년 4.3%, 2022년 5.2%, 2023년 3.5% 임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실제 타결된 임금인상률은 2021년 2.4%, 2022년 3.0%, 2023년 2.0%다. 지난해 인상률은 2020년(1.8%)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사용자 측은 금융산업의 평균 임금이 타 산업과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인 데다, 전쟁 등 세계적 경기 침체와 금융산업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8.5%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4대 시중은행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직원 평균 연봉은 ▲KB국민은행 1억 2000만 원 ▲신한은행 1억 1300만원 ▲하나은행 1억 1900만원 ▲우리은행 1억 1200만원 등이다. 평균 연봉은 1억 1600만원으로 전년(1억 1275만원) 대비 2.9% 증가했다. 금융노조가 제시한 8.5% 인상 시 4대 시중은행 평균 연봉은 1억 2000만원대까지 오른다.
금융노조로서는 위원장 보궐선거로 임금협상이 지연된 만큼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금융노조 측에서 요구한 임금 인상률이 낮지 않고, 사용자 측도 경기 침체와 금융권에 대한 국민적 인식 등을 근거로 맞서고 있는 만큼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노조는 박홍배 당시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총선에 도전하면서 지난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윤석구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을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금융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그에게 선거규정 위반을 이유로 당선 무효 결정을 내렸다. 윤 위원장이 선거 운동 기간 도중 진행했던 하나은행 노조원 교육기간 동안 참가자들에게 3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하고 분회장들에게 고급 비타민을 선물한 것이 문제였다.
윤 위원장은 법원에 당선무효 결정의 효력을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지난달 14일 기각됐다.
금융노조는 같은 달 재선거를 진행했고, 박 위원장 사퇴 후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형선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당선됐다.
노조가 보궐선거 등으로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애초 6월 17일로 예정됐던 3차 교섭은 약 2개월 동안 중단됐다.
이날 교섭은 오후 9시 전후로 마무리될 계획이며, 교섭 결과는 11일 오전 중 금융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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