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구'를 폭로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에 대한 분노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이장우 시장이 특정 후보를 대놓고 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시장은 의원 시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강하게 저지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18일 오후 자신의 SNS에 한동훈 저격글을 남겼다. 이 시장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일치 단결해 민주당의 입법폭주에 결연하게 맞섰다 재판을 받고 있는 30여명의 전현직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을 비롯한 100만 당원분들께 큰 상처를 준 한동훈 후보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분노했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 2024.07.18 gyun507@newspim.com |
그러면서 "패스트트랙 관련 공소는 당연히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9년 4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던 이장우 시장은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을 통한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에 반발했다.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 등이 검찰에 기소됐으며, 이장우 시장도 약식기소됐다. 이중 몇몇은 아직도 재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에 한동훈 후보가 소금을 뿌린 셈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여름휴가 중인 이장우 시장이 올린 저격글에 주목하고 있다. 이장우 시장은 민선8기 시장 취임 후 되도록 정치적 발언을 아껴왔다. 중앙정치 보다는 지역 발전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던 이 시장이 한동훈 후보를 직격한 것은 이 시장 특유의 정치적 '한 수'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18일 오후 자신의 SNS에 한동훈 저격글을 남겼다. [사진=이장우 대전시장 SNS 캡처] 2024.07.18 gyun507@newspim.com |
이 시장이 어디로 휴가를 갔는지는 비공개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휴가를 강원도로 자주 간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던 터라, 이번에도 강원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당시 이 시장과 함께 패스트트랙 저지에 앞장섰다. 때문에 이장우 시장과 김진태 지사 간 비공개 회동도 점쳐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한동훈 폭로 사건으로 이장우 시장의 정치적 입지가 더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동훈 후보 발언으로 국민의힘 내부 단합이 강화되는 모양새가 갖춰지면서 패스트트랙 저지에 나섰던 인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대전·충청을 중심으로 중도·보수를 다시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22대 총선 대전 전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동훈 후보의 폭로가 역설적이게도 이장우 시장에게는 정치적 영역이 확장되는 포인트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한 지역 정치인은 "한동훈 후보 폭로로 국민의힘이 내부적으로 결집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총선 후 흐트러진 지역 분위기가 쇄신될 수도 있을 듯하다"며 "이는 '충청정당 창당'을 주장하는 이장우 시장에게도 정치적으로 좋은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으로 정치판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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