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현장 경찰관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가 29일 오전 기자 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형사기동대와 기동순찰대 개설 등으로 현장에 인력이 부족한 데 비해, 성과 압박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며 비판했다.
최근 2주일간 알려진 경찰 사망 사건은 모두 3건이다. 지난 18일과 22일 서울 관악경찰서·충남 예산경찰서에서 근무하던 경찰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6일에는 서울 동작경찰서 간부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같은 날 서울 혜화경찰서 소속 간부는 투신을 시도했다가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연이은 경찰관 사망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순직 경찰관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2024.07.29 mironj19@newspim.com |
직협은 올해 사망 사건을 조망하고 실적 위주의 줄세우기 때문에 수사관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주와 월 단위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건을 맡고 있는지 점검하고, 장기 사건을 갖고 있는 사람 위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평가 결과를 모두에게 공개하고, 전체 하위 10%에 드는 팀장은 자격을 박탈하는 등 수사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도 했다. 안승생 인권국장은 "팀장이 팀원을 닦달해야 하위 10%에 들지 않기 때문에, 팀원들은 휴일을 반납하고 나와서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갑보 충남본부장은 "초임 수사관들은 발령과 동시에 약 40~50건 사건을 배당받는 등 꾸준한 압박을 받아왔다"면서 "수사관들이 부서에 들어올 때도 사건이 쌓여있고, 떠날 때도 자기 사건을 점검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올해 초 두 조직이 만들어지면서 일선 경찰서가 인력난에 처할 거라는 우려는 신설 당시부터 제기됐다. 일선경찰서에 비해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의 업무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찰 내에서 두 조직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현장 경찰관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협에서는 현장 경찰관의 노고를 덜기 위해서는 민원업무, 112 및 고소고발 처리까지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관기 직협 위원장은 "작년 8월 묻지마 범죄 대책으로 마련된 조직 재편과 관련해서 반대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 경찰청에서는 요구를 조금도 들어주지 않고 그대로 조직 재편을 진행했다"고 항의했다.
직협은 경찰청이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협 관계자는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보고되지 않고 쉬쉬하고 있는데, 밝히지 않으면 문제를 도려낼 수 없다. 경찰 내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밝혀내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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