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7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려다 '증시 폭락 사태'와 맞물리면서 잠정 연기했다. 국민의힘이 야권의 금투세 도입 때문에 이번 사태가 터졌다고 주장하자, 민주당도 입장 정리를 위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뉴스핌과 통화에서 "(토론회를) 어떤 시점에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지 상황을 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7.18 photo@newspim.com |
이날 토론회는 국세청 차장 출신 임광현 민주당 의원과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 대행 겸 원내대표가 공동대표로 있는 '조세·재정 및 통화·금융 정책연구회' 주최로 열릴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금투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당의 입장을 정리해나갈 계획이었다.
금투세는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연 50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20%(3억 원 이상은 25%)를 부과하는 세금으로 내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금투세 유예와 예정대로 시행 이 두 가지 안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식 투자자의 1%에 불과한 초거대 주식 부자들의 금투세를 폐지하면 내수경제가 살아나나"라며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지난달 정부의 '2024년 세법개정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단 조세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며 금투세는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재위 소속인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도 "금투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우선 시행을 하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는 식으로 (당내) 의견이 많이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오른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을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8.07 leehs@newspim.com |
반면 당 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후보는 선거 기간 금투세에 대해 "면세 한도를 연간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자"고 말하는 등 금투세 유예 및 완화 입장을 주장했다.
이를 두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반대하면 확실히 반대한다고 분명히 일관된 입장을 내시라"며 "이재명 전 대표는 전향적인 입장을 가진 듯하고, 또 한쪽에서는 아니라 하고, 이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금투세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하지 않자,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 찬반을 두고 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임이 확정적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나오면 더 좋겠지만, 어렵다면 박찬대 대표 직무 대행과 공개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증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여권이 오히려 야당의 금투세 도입 탓으로 떠넘기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찬대 직무 대행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런 여러 가지 상황에서 금투세 논쟁을 가지고 얘기하겠다는 것은 상황을 다른 쪽으로 돌리자는 얘기"라며 "좀 한심한 것 같다"고 사실상 거절 의사를 전했다.
전날 임광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투세 토론회하자. 우리도 회계사 출신인 '당 대표 직대'가 나가시고"라고 한 말에 박 직무 대행은 "그 글을 보고서 (임 의원에게) '지금 토론할 때냐'라고 얘기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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