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3사 모두 마케팅비와 설비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KT를 끝으로 이통 3사의 2분기 경영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SK텔레콤은 537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을 이뤘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4.3%, 11.8% 역성장했다.
이통 3사 2분기 경영실적의 또 다른 공통점은 비용 절감이다. 이통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 SK텔레콤의 경우 7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고 KT는 6185억원, LG유플러스는 5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 3.3% 줄었다.
이는 정부가 번호이동 경쟁 촉진을 위해 도입한 전환지원금이 마케팅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번 경영실적 발표에서 전환지원금이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분기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령 개정, 전환지원금 등 사회적인 관심이 늘고 번호이동 건수도 다수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며 "통신 3사의 번호이동은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시장 크기나 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는 상태다. 제도적 변화와 별도로 차별적 서비스에 기반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CAPEX)도 줄었다. SK텔레콤의 2분기 설비투자는 3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줄었고 LG유플러스는 5571억원으로 15.8% 줄었다. KT 역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는 이통사들이 5세대(5G) 통신 상용화 6년차를 맞아 설비 구축을 완료함에 따라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LG유플러스만 지난해 5G 주파수 20㎒를 추가 할당받으면서 투자 금액이 늘었지만 향후 추가적인 망구축보다는 유지 보수 비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는 "주파수를 추가 할당 받더라도 5G 주파수 여유가 많이 있어 추가적인 설비투자로 인한 재무적 부담이 근시일 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는 이번 2분기에 견조한 유무선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하지만 5G 가입자수 정체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역시 감소하면서 비통신 부분의 수익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설비투자 부문에서는 유지 보수에 집중하고 신사업 중 핵심인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AI 지분 투자를 꾸준히 늘려오고 있으며 올해 3000억원 수준을 집행할 예정이다. KT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저수익 사업의 합리화를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8년까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의 매출 2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설비투자 감소는 비통신 부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함이기도 하면서 ARPU가 감소한 것에 대한 운용 효율을 만들기 위함"이라며 "통신산업은 초기에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이후에는 적은 유지 보수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 전문위원은 "이통 3사는 이제 5G 투자를 완료하고수익을 회수하는 기간이자 6G 투자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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