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실관계 확인을 마무리했다. 법리 검토가 끝나는 대로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대통령실이 제출한 디올백과 김 여사가 받은 가방이 같은 제품이라고 잠정 결론내렸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13일 김 여사를 보좌하는 조모 대통령실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추가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성남=뉴스핌] 이호형 기자 =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차 출국하는 김건희 여사. 2024.06.10 leemario@newspim.com |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검찰의 결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역 영부인에 대한 수사인 것에 더해, 이번 수사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도 이른바 '총장 패싱' 사태가 벌어지는 등 논란이 계속된 탓이다.
이번 의혹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법률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 등을 요구하거나 받을 수 없도록 한 청탁금지법(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이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청탁금지법에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기소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다른 혐의 적용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입장에서 더 곤혹스러운 점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떠한 결론을 내더라도 상당한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역 영부인에 대한 기소는 검찰에게 매우 부담스럽고, 불기소 처분은 '봐주기 수사' 비판이 강하게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지난달 김 여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을 패싱한 것으로 인해, 검찰이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사심의위가 하나의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사심의위는 외부 전문가들이 검찰 수사와 기소 과정 등에 대해 심의하는 제도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등을 심의한다.
즉 김 여사 사건이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에 대한 판단을 외부에 맡기고 검찰은 그 결과를 수용하는 형태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검찰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는 검찰 인사와 총장 패싱 논란 등이 연달아 벌어지면서 자체적으로 마무리할 동력을 잃었다"며 "어떠한 결론을 내려도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차라리 수사심의위에 판단을 맡기면 파장을 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장은 지난 1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수사심의위에 맡긴 적이 있다. 당시 수사팀은 불기소 의견을 내놨으나 수사심의위 결과에 따라 김 전 청장은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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