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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 앞둔 의료현장…수련병원 정상화까진 갈 길 멀다

기사등록 : 2024-08-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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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경영난 타개책, PA간호사로 충분치 않다는 지적
각 병원 비상경영 지속 중..."추가 채용할 여력 없어"
의료계 "전공의 공백은 톱니바퀴 이탈...체계 재구성해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공의들의 업무를 대체하는 진료보조(PA) 간호사의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간호법 통과가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간호법 통과 이후 수련병원들의 신규 인력 추가 채용과 업무 정상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선 의료현장에선 간호법이 제정된다 하더라도 현재 병원들의 경영 방침이 상당기간 큰 변동 없이 현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PA 간호사는 통계를 내지 못할 뿐이지 의료 현장에선 광범위하게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2024.02.26 leemario@newspim.com

현재 발의된 간호법은 총 4개다. 여당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가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야권에서는 강선우·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

추 원내대표가 발의한 여당안은 간호사가 의사의 지도·위임에 따라 검사, 진단, 치료, 투약, 처치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는 등 진료보조인력(PA) 간호사의 업무를 법률에 담았다. 강 의원 발의안은 PA 간호사 업무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상급종병)에 채용됐으나 발령이 무기한 연기된 신규 간호사가 76%(637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간협은 상급종병들의 내년 신규 간호사 모집 계획마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병원들이 신규 간호사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경영난 때문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해 수술 건수가 감소하면서 입원병상 가동이 덩달아 축소된 게 병원 수입구조에 타격으로 다가왔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간호 인력의 추가 채용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한 상급종병 관계자 A씨는 22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간호법이 통과되든 안되든 PA 간호사는 이미 이번 의정 갈등으로 인해 파이가 커졌다"라며, "추가 채용할 여력이 없다. 고용할 수 있는 일자리 공급은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상급종병이 그간 전공의가 담당했던 업무를 전문의와 PA 간호사가 담당할 수 있도록 병원 자체적인 훈련 프로그램 도입과 업무 효율화 과정을 적극 지원하고,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의존율을 기존의 40%에서 20%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A씨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며, 병원들은 이미 전공의가 없는 '뉴노멀' 상태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며 "간호법이 통과되더라도 시행까지는 시일이 소요된다. 또 신규 인력을 늘리더라도 정부가 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부분적으로 전공의 업무를 상쇄할 소수 인원을 뽑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올해 채용된 간호 인력은 9월부터 순차적으로 인사를 발령할 것"이라면서도 "신규 채용은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을 말해주진 못하지만 병원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은 맞다"라며 "계속해서 비상 경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A간호사 전공의 완전 대체 불가...병원 정상화도 미지수"

의과대학 교수들은 PA 간호사의 법적 지위가 보장되더라도 전공의들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변인은 "간호법 제정이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선 PA 간호사들이 전공의들의 업무를 일부 대체해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전공의 업무를 100%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의사들이 이탈한 자리를 다른 직역으로 메울 수 있다는 발상이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련병원들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전공의들이 이탈한 현 시점에서 엄밀한 의미에서는 수련병원이 없다고 봐야 한다"라며 "병원들은 각자 살 길을 위해 자구책을 쓰고 있다. 의정 갈등 초반보다는 적자 규모가 줄었겠지만 그러한 노력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 시스템의 톱니바퀴 여러 개가 맞물려 돌아가다가 하나의 부품이 빠져버린 상황"이라며 "그 부품의 대체품이 없다면 기계 전체를 뜯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병원이 그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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