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이훈재 양지정 엄철 부장판사)는 27일 살인예비·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 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관련 법리와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제반사정에 의하면 원심의 판단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어 "법리적인 부분은 법리적으로 판단한 것이지만 본인의 행동으로 어떠한 사회적 파장이 있었는지는 본인도 잘 알 것"이라며 "재판부가 마지막으로 선처하는 것이니 처신에 각별히 유의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이씨에게 경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7월 24일 신림역 인근을 방문하는 20~30대 여성을 살해할 목적으로 32.5cm 길이의 흉기를 구매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요일날 신림역에서 한녀(한국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씨는 2016년부터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겪으며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2022년 7월부터는 무직 상태로 집과 PC방만 다니며 게임과 인터넷 개인방송, 커뮤니티 사이트 활동에 중독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다수의 시민들이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여 그 피해가 적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이 기사화된 직후 자발적으로 계획을 취소하고 자수했다. 아울러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불만으로 일부 저속하고 부적절한 표현이 있지만 그런 점만으로 피해자들에게 공포감과 불안감을 유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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