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정치권이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노력하고 있지만 협의체 구성에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의료계 측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의료계 측의 불참 이유에 동조하며 정부 여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민주당을 향해 여야의정 협의체가 적극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
한 대표는 이날 경기 농협안성물류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출범해야 하고, 가능하면 추석 전에 모이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며 "민주당은 의협(대한의사협회) 같은 단체가 들어오지 않으면, 웬만한 단체가 다 들어오지 않으면 협의체를 출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추석 연휴 응급의료 브리핑을 열고 "모든 의료계가 일치된 비전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라도 출범은 일단 시작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2025년 모집요강은 바꾸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대로 진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2026년부터 의료계의 의견이 있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은 확고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 측의 이러한 협의체 구성 노력에 야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의료계 측에선 대한의사협회가 협의체 불참을 선언하는가 하면, 전공의와 의대생 측은 묵묵부답이다.
[캡처=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페이스북]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 정부 대통령실이 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협의체에 들어갈 의사가 전혀 없다"며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집단사직을 통해 의료대란 사태를 야기한 전공의들도 통일된 입장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대전협과 의대생 대표들이 임현택 회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기를 거부한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협의체 참여에 대한 입장은 없었다.
정치권의 협의체 구성 행보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 의료계 단체도 있다. 그러나 2025학년도 정원 조정 논의도 협의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제안을 해준 것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2025학년도, 2026학년도 정원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는 장(場)이라는 신뢰를 줘야 의료계가 들어갈 여건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협의체는 그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의료계가 빠진 협의체를 구태여 구성할 필요가 있냐는 반응이다. 또 협의체 구성에 있어서 의료계 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과 정부 측이 2025년도 정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구체적 메시지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라며 2025년도 증원 논의, 2026년도 증원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문책이 우리의 기본적인 입장이고 의료계도 비슷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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