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국감)를 앞둔 가운데,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장지수펀드(ETF) 몰아주기에 대한 현미경 조사를 예고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달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둔 16개 증권사, 주요 은행, 보험사에 계열사 ETF 매매 내역과 랩어카운트 계좌 내역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사진은 발언 중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photo@newspim.com |
지난 12일에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에 대한 현장 검사에 나섰다. 이번 검사는 지난달 동일 사안에 대해 진행한 서면 조사의 후속 조치다.
이번 검사를 통해 금감원은 ETF 순자산액을 늘리는 과정에서 같은 금융그룹 계열사의 지원이 있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경우 회사가 고객의 자산을 도맡아 운영해 주는 랩어카운트 거래 내역이 의혹 검증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운용사들이 증권사에 수수료 이익을 줄 수 있는 주식 주문을 내는 대가로 상품 매입이나 유동성공급자(LP) 참여를 요청했는지도 들여다본다. 계열 은행의 경우 같은 계열 자산운용사의 ETF 상품만 고객에게 추천해 판매했는지가 쟁점이다.
강 의원의 지원 사격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금감원 업무보고에서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금융 계열사의 도움을 받아 ETF 순자산을 불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내달 진행될 국감에서도 ETF 몰아주기와 관련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를 증인으로 소환할 수 있다. 강훈식 의원실 관계자는 "ETF 몰아주기를 이번 국감에서 중요하게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감 소환 유력 후보로 꼽히는 곳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다. 현재 그룹 계열사의 각 계열운용사 ETF 보유 금액 '탑3' 그룹이 ▲삼성그룹(2조6059억원) ▲미래에셋금융그룹(2조1511억원) ▲KB금융지주(1조2226억원)이기 때문이다.
ETF 순자산가치총액 중 계열사 보유 비중을 기준으로 하면 KB자산운용이 10.4%로 가장 높았다. 전체 순자산가치총액 11조7000억원 중 계열사 보유금액은 1조2000억원이었다. 삼성자산운용(4.4%), 미래에셋자산운용(3.9%)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금감원 조사 마무리 시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감원이 국감까지 조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증인 선정을 위한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어떤 기준에서 몰아주기를 판단할지, 예상 소요 기간 등 아직 명확히 나온 것이 없다"고 전했다.
증인 선정 절차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통 개별 상임위원회 내 간사의 합의로 증인이 채택되므로, 개별 의원의 요청만으로는 증인 소환이 어렵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여야 간사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증인 채택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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