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과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사망으로 중동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양측이 지상전 가능성을 일제히 암시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3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를 인용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헤즈볼라와의 지상전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측도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감행하면 맞서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접경지 두로 지역.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이스라엘 국방 "나스랄라 제거 끝 아냐"...지상전 대비 레바논 국경에 병력 집결
매체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국경 근처 기갑 부대를 방문한 갈란트 국방장관은 장병들에게 "나스랄라의 제거는 중요한 단계지만 끝이 아니다. 북부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능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북부 주민 귀환을 중요한 전쟁 목표에 포함시키고 이들을 안전히 집으로 돌려보낼 때까지 헤즈볼라를 향한 총력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상전에 대비해 레바논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9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면서 미 정부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북부 국경으로 병력을 이동시킴에 따라 레바논에서 제한적 지상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다고 전했다.
◆ 헤즈볼라 2인자 "이스라엘 지상전 감행시 맞서 싸울 것"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과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 공언했다.
헤즈볼라의 2인자 나임 카셈은 나스랄라의 사망 뒤 가진 첫 공식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감행하면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카셈은 이날 헤즈볼라의 '알 마나르 TV'를 통한 연설에서 "무수한 희생을 치렀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오늘날의 고통과 희생으로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헤즈볼라의 중장거리 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서도 "달성하지도 못했고 달성하지도 못할 꿈"이라 일축하고 "이스라엘이 육로를 통해 레바논에 진입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카셈은 숨진 나스랄라의 후임자는 최대한 빨리 지명될 것이며, 나스랄라와 함께 숨진 사람은 이스라엘의 주장처럼 20여 명이 아니라 4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2006년 전쟁 때 이스라엘을 물리쳤듯이 이번에도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셈은 헤즈볼라 지도부가 나스랄라의 후임자를 선출할 때까지 헤즈볼라의 지도자 대행을 맡고 있다.
25일(현지시간) TV연설 하는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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